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돈보다 사람을 사는 기업

“내가 한번 직접 만들어 볼까?”

‘작은 고추가 맵다’고, 별거 아니다 생각하는 작은 소품을 가지고도 짭짤한 수입을 내는 자매와 형제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안산 선부동 제일종합시장 1층에 자리 잡은 ‘자매리본&형제무역’의 자매와 형제가 그 주인공.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작은 리본핀 하나. 대체 이것으로 무슨 일을 벌인 것일까!

“4년 전, 항상 저희 딸아이의 머리핀을 사러 가는 마트가 있었는데, 갈 때마다 느꼈던 것이, 디자인도 거기서 거기고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평소에 펠트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하나 둘씩 만들어 딸아이에게 선물도 하고 SNS를 통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보이다 보니, 어느새 사업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올해 35세의 언니 최시화씨와 34세의 동생. 그리고 친형제와도 다름없는 최씨의 남편과 그의 친구가 의기투합한 이곳은, 각종 액세서리에 사용되는 부자재와 완제머리핀을 핸드메이드로 제작, 판매하는 곳이다. 대 기업에서 근무하던 남편의 도움을 얻어 2014년 9월 창업하기까지는, 소소한 생활의 불만과 불편을 흘러 보내지 않았던 최시화 대표의 ‘눈썰미’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최근에는 예기치 않게 가수 GOD가 나오는 공중파 TV프로그램에도 선보인바 있는 이곳의 머리핀. 딸아이를 위해 하나 둘씩 만들어 주다가 ‘사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SNS’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때 막 ‘카카오스토리’가 나왔어요. 그때 제가 만든 머리핀을 가벼운 마음으로 올렸는데 주변 지인들이 “어, 이거 팔아도 될 것 같아” “이거 얼마야?”라며 물어오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소문이 퍼지던 차에,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동네상권 내에 아시는 분이 계셔서 ‘노점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다 보니 3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도 최씨는 ‘온라인’ 덕을 많이 보았다. 포털사이트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운영을 통하여 고객이 유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자신이 거주하는 안산에는 예쁜 액세서리 부자재가 없어, 항상 동대문으로 가야하는 불편과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를 하자는 생각에, 남편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 노점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아이도 돌봐야 하고 집에서 제품을 만드는 시간도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2번 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핸드메이드로 직접 만들고 판매한 후에도 100% AS를 해주다보니 인지도가 높아져서 소문이 확 퍼지더군요.”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몇 달 동안은, 좋은 부자재구입을 위해 국내공장을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는 최씨. 그렇게 선택한 국내공장에서 ‘직영’으로 원자재를 수급하고 있는 덕에, 이곳의 제품들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굉장히 저렴하다. 원단 또한 가격보다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중국산에 비해 가격은 조금 높아도 확실히 질이 틀리다고 고객님들이 말한다”며 품질에 대단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또 노하우가 쌓이자 ‘우리만의 부자재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결정한 이들은, 타사에는 없는 펠트 부자재와 리본 부자재, 글리터부자재 등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고, 고객으로부터 ‘딴 곳에서 팔지 않는 물건이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이들은 제각각 맡은 일도 다른데, 자매는 부자재와 완제핀의 제작을, 형제는 이에 필요한 원단공급을 맡고 있다. 현재, 부자재와 완제핀을 만들어 G마켓 과 옥션에 올리고 있는 ‘자매리본&형제무역’의 제품들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상품평이 500개가 넘게 달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의 배후에는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숨은 정성이 있다. 다름 아닌, 펠트를 좋아하는 언니와 리본공예를 좋아하는 동생이 처음부터 고집해 온 것이 있었던 것.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도 있지만 머리칼을 잡아주는 금속핀대를 붙이는 일을 제외한 모든 공정을 ‘손바느질’로 한다는 것이 그들만의 원칙이다. 당연히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직접 손바느질한’ 이런 제품들은,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는 일등공신이 된다.

또 하나, 서로 얼굴 보는 일이 없어 친밀감이 부족한 ‘오픈마켓’의 단점을 특별한 서비스로 보완, ‘고객감동’을 이끌어내었다. 고민 끝에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고전적’이지만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손편지’였다고. 즉,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타이핑이 아닌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예쁜 편지지에 빼곡히 채워 적어 보내는 일이었는데, 의도는 좋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로지 ‘내가 만약 고객이라면….’라는 생각으로, 오른 손 인대가 늘어나 병원신세를 져가면서도 지금껏 이들 자매가 고집하고 있는 일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저희의 진심을 알아주시는 고객님들께서 상품평을 써 주시면서 많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더 많은 단골 고객님들이 생기고 더 바빠져도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계속 편지를 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직접 부자재를 구매해주시는 고객님들께 서비스로 다양하게 많이 보내드리는데, 거기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으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많이 느낍니다.”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사람들 사이에 언제가 부터 ‘DIY’ 바람이 불고 있다. 본인만의 개성을 살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을 직접 만들다보면, 나름대로 느끼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색다르기 때문이리라. “개인의 취향이 더 중시되면서 앞으로도 ‘DIY’에 필요한 부자재의 수요는 점 점 더 늘어날 것이다”며 업계의 트렌트를 예측해보는 이들 자매와 형제는, 향 후 귀걸이와 목걸이를 비롯해, 부자재가 사용되는 다양한 영역에도 도전해보고, 전문적인 공부와 함께 공방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다. 또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국내산 원단으로 무역업을 할 계획도 조심스레 전한다.

‘미쳐야(狂) 미친다(及)’라는 말이 있다. 어떤 목표에 광적으로 열정을 쏟아 부어야 목표에 다다른다는 말이다. ‘인연을 소중히 하고, 돈을 사지 않고 사람을 사는 자매리본 &형제무역’이라는 모토처럼,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곳곳에, 정성이 깃든 자매와 형제의 제품들이 보석처럼 빛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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