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추운 날씨에도 콧물을 훌쩍거리면서도 미끄럼틀과 그네를 타며 이리저리 뛰어놀았을 놀이터. 겨울이라 을씨년스러운 찬바람만 불어 더 휑하다.
서울 독산 3동.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부모들도 함께 편안히 쉬며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실외가 아닌 건물 3층에 마련된 이곳은 강윤경 대표가 운영하는 ‘킹콩점프 신림점’이다. 킹콩이 심벌로 그려진 야구복 유니폼을 입은 자그마한 체구의 강 대표는, 아이들과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어린아이와 같은 해맑은 모습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다.
2014년 3월 7일에 오픈한 ‘킹콩점프’는 본래 아이들 전용의 스포츠카페로 전국에 20여 개의 지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남편이 운영하는 사업상 거래처와 연관하여 우연한 계기로 소개를 받았다는 강 대표는, “놀이시설 운영 경력이 남다른 본사의 대표님은, 언제나 작업복 차림으로 직접 놀이도 개발하는 열정적이고 성실한 사업가이시다.”며 두터운 신뢰관계를 비춘다. 처음 강 대표가 이 사업에 정보를 접했을 당시만 해도 “우리 아이들 키울 때와 같은 그런 놀이시설이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참관을 하게 되었다고.
“직접 가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니 차원이 너무 틀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의 놀이시설이 2차원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3차원이랄까요…! 애들이 너무나도 신나게 뛰어노는데, 그 모습을 본 순간, ‘아이들이 방 안에서 핸드폰 만지고 게임하는 것보다, 이런 곳에 와서 뛰어놀게 만들면 너무 좋겠다. 내가 이 아이들 엄마라도 일주일에 몇 번씩은 이곳에 데려올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그저 그런 것이겠거니… 했던 실내 놀이터에 대한 생각이, 단 한 번의 관람으로 180도 바뀌어 제15호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게 강 대표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노는 곳을 ‘키즈카페’라고들 하지만 저희는 특별히 ‘스포츠카페’라고 부릅니다. 놀이기구를 통해 운동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지요.”
200평이 족히 넘는 큰 공간은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할 수 있어, 마치 운동장같이 쓰고 있다는 느낌마저 드는 킹콩점프. 또 요소요소마다 방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지트’ 같은 느낌도 난다. 10살 이하의 아이들만 입장 가능한 이곳은, 생일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2개의 방으로 준비되어 있고,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 트램폴린장은 큰 아이들이 뛰는 ‘점프존’과 5세 이하 아이들이 노는 ‘유아존’으로 나눠져있어 안전한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칫 아이들이 실내공간에서 함께 모여 뛰어놀다 보면 호흡기질환이나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내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내 조카들이 와서 논다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놀 수 있게끔 늘 ‘청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라고 말하며 직접 걸레를 들고 쫓아다니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폭주하는 주말이나 방학기간은 더더욱 송풍기나 에어컨을 계속 가동시켜 필터링을 해주고, 바닥청소를 수시로 하는 것이 주된 일과이며, 평일에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에 정성을 쏟는다고. 또한 요소요소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고, 35평이나 되는 넓은 ‘점프존’은 아이들이 많을 경우 ‘안전요원’을 고정으로 배치하여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항상 주시하고 있다. 혹시 놀다가 소소하게 다칠 경우를 대비해 상비약 등 구급약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 세심하게 아이들을 챙기는 일도 잊지 않는다.
‘킹콩점프’라는 상호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곳의 가장 주된 놀이시설은 ‘트램폴린’이다. 트램폴린은 발육이 필요한 시기에 아이들의 성장판을 자극하여, 특히나 신체활동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에게 훌륭한 운동이 된다. 특히 킹콩점프 신림점은 트램폴린의 길이가 총 17m나 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며, ‘에어폴린’이라 하여 ‘트램폴린’과 ‘에어바운스’가 접목된 특허 받은 신개념 놀이기구도 준비되어 재미를 더한다. ‘다람쥐통’도 기존의 놀이시설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몇 천원을 내고 탈 정도로 인기 있는 놀이시설이다. 또 동전을 넣고 간단하게 타는 놀이시설을 비롯해, 2층에 준비된 ‘소꿉놀이방’, 알록달록 예쁜 공속에서 헤엄치며 공을 던지고 노는 ‘볼풀장’도 있다. 제법 큰 공간을 차지하는 ‘마법의 성’은 성 모양으로 된 ‘에어바운스’가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도 있고 소꿉놀이도 할 수가 있다. 또 다양한 테마의 놀이공간에서 아이들이 더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화려한 조명과 음악으로 환상적이고 신나는 분위기도 덤으로 조성시켜주고 있다.
기타 부대시설로는, 뛰거나 온몸을 움직여서 하는 ‘모션인식게임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매우 재미있어해 자녀와 함게하는 게임을 즐기는 부모님들이 많다. 또한 입체적인 사진과 그림들로 꾸며 엄마 아빠,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촬영장소인 ‘트릭아트포토존’도 특징있는 시설 중의 하나이다.
먹는 음식도 빠질 수 없어, 커피와 음료, 각종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테리아’, 놀다가 배고픈 아이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줄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는 ‘푸드코드’도 준비되어 있다. 일반 키즈카페들은 음식판매가 주이지만, 이곳 킹콩점프는 아이들을 위한 ‘운동’이 주이기 때문에 의무적인 음식구매조항은 없다. 입장료도 저렴하여 시간당 3,0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평일 종일권은 9,000원, 10시간권은 25,000원을 각각 받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커피가 한잔 무료로 제공되며, 하루 종일 있어도 2,000원이어서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쉴 수 있어 좋다.
“요즘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습니다. 공부해야 되죠, 학원가야 되죠, 또 그 와중에 애들을 유혹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스마트폰과 컴퓨터게임은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런 것들을 못하게 하니까 애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데… 발산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또래와 어울리거나 형과 동생과 어울려 놀다보면 사회성발달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마음껏 프램폴린을 타며 뛰어놀다보면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멀리멀리 달아나고, 어린아이라도 뭔가 갇혀 있던 것들이 발산되고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다. 평범한 동요가 나오다가도 ‘렛잇고(Let it go)’ 노래나 신나는 가요를 틀어주면 조명이 갑자기 깜빡깜빡하면서 실내놀이터는 ‘댄스타임’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트램폴린을 탄다고. 얼마나 신나게 뛰어다니는지, 겨울인데도 들여놨던 선풍기를 다시 내놨다는 게 강 대표의 말이다.
생일을 맞은 아이가 있을 땐 ‘생일파티룸’에서 파티가 열린다. 평소에는 외부음식반입이 허용되지 않지만 그때만은 케잌, 치킨, 피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생일축하를 해도 된다고. 생일파티를 마치고 또 트램폴린 위를 뛰며 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고, 이마엔 어느새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오픈하고 ‘첫 방학’을 맞았을 때 입소문이 가장 많이 났다는 킹콩점프는, 추석과 설날만 빼고 연중무휴 항상 열려있다.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면 어느덧 아이들의 키는 콩나물처럼 부쩍 커져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는 로마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의 명언처럼, 햇살처럼 밝고 맑은 아이들과 함께 늘 성장하는 ‘킹콩점프’가 되길 마음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