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배우 하지원이 출연한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의 출발은 부진했다. 14일 개봉한 영화는 박스오피스 10위(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영화는 5년째 신작을 쓰지 못하는 추리소설 작가 한제인이 동네 살인 사건을 범인을 추격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제인이 생각하는 유력 용의자는 미국에서 온 FBI프로파일러 제이슨(진백림). 영화는 연쇄 살인 사건이란 긴장감 넘치는 배경 속에서 한제인과 그녀의 소꿉친구 설록환(천정명) 그리고 제이슨과의 삼각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하지원은 영화 흥행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매 작품 흥행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건 모든 배우가 하는 생각일 거예요. 저한테 맞는 최선의 작품을 선택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그리고 개봉을 하면 그때는 제 손을 떠나요. 확실한 건 우린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는 거예요.”
하지원은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원이 연기한 한제인은 자신이 사는 서울 이태원 순경이자 친구인 설록환과는 티격태격 유쾌한 장면을 연출한다. 사랑이 주는 로맨틱한 감정은 제이슨과 그려진다. 한제인은 살인범일지 모른다는 의심 속에서 제이슨과 영화 제목처럼 목숨 건 연애를 펼친다.
“망가진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다만 걱정되는 건 방귀예요. 가족끼리 있을 때도 방귀를 서슴없이 뀌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그런데 영화에서 아주 시원하게 방귀를 뀌니…
그런 부분이 낯설었어요. 그런 연기는 처음이었지만 영화와는 잘 어울린 것 같아요.”
하지원이 걱정한 방귀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등장한다. 극 중 한제인은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앓는 환자로 긴장된 상황이면 방귀를 뀐다. 이야기 초반 출판사에 몰래 숨어들 때 그리고 차 트렁크에 숨어 제이슨을 미행할 때 관객을 웃게 하는 하지원의 방귀 소리가 극장을 가득 메운다.
“사실 연기 할 때는 소리가 없었어요. 그 상황을 생각하고 연기를 했죠. 제가 감독님에게 부탁드린 건 이왕이면 귀엽게 해달라는 거였어요. 가편집 영상을 보고 다시 시사회로 완성된 걸 봤는데 방귀 소리가 바뀌었어요.
완성본이 좀 더 귀엽더라고요.”
지난 8월엔 하지원과 진백림의 열애설이 터지기도 했다. 당시 두 사람의 SNS에 올라온 비슷한 게시물을 보고 팬들은 둘의 관계를 의심했다. 두 사람은 열애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 여파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열애설은 저도 놀랐어요. 생각해보면 서로 좋아하는 것이 같아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요. 정말 놀랐던 건 초코하임 과자예요. 제가 그 과자를 엄청 좋아해요.
그런데 진백림씨도 그걸 좋아한다며 상자째 숙소에 사 놓고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친구처럼 지냈어요.
나이로는 제가 누나지만 영어를 쓰니 그도 ‘헤이 지원’ 이러면서 인사하죠. 촬영 중간 열애설이 나왔지만 저희는 어색함 없이 작업을 마무리했어요.”
‘소지원’은 하지원이 소처럼 일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액션,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SF, 사극 등 그가 안 해 본 장르가 없다. 작품이 개봉한 지금도 그는 시나리오를 보며 차기작을 생각하고 있다.
“비결은 밀도 있는 휴식 같아요. 작품을 하고 2~3달 정도 공백이 있으면 후회 없이 실컷 놀아요. 그럼 또 시작할 수 있어요. 남들보다 체력 회복이 빠른 편이에요.
그리고 좋아하는 걸 한다는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저는 배우 생활이 너무 좋아요. 좋으니까 몸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고 또 하고 싶어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