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시흥시지부 내 새누리기획 사업단으로 시작하여 모(母)법인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새누리기획사회적협동조합(이하 새누리기획)은 설립 2년차에 들어선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사회적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사회적 기업은 설립 3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게 돼있다. 새누리기획은 얼마 남지 않은 정부지원기간동안 자생할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새누리기획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매일 아침 회의는 ‘모든 직원’이
새누리기획은 취약계층(발달장애인 10명 포함) 70%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발달장애인의 직업과 사회재활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비장애인들은 옥내 광고물, 인쇄물, 판촉물 등을 제작하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에서 파생한 이 기업은 이사진 대부분이 장애인의 부모다. 새누리기획 류재욱 부이사장은 “학령기에 있는 장애인들의 부모는 특수교육의 발전을 갈망한다. 그러나 특수교육이란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아이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며 장애인 부모의 마음으로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새누리기획이란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누리기획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 이사장은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의 후원회장으로 10년 넘게 장애인 부모회를 지켜봐왔다고 한다. 그는 “나는 비장애인의 부모라 큰 힘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새누리기획에서 함께 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장애인이 만든 상품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많이 뛰어야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범수 이사장이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 첫 번째는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일이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진행하는 직원회의는 장애인 직업 재활부 대표자가 회의에 참석해 보고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업 재활부 대표자를 회의에 참석시키는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은 경영에서 장애인을 당연히 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 기업이라면 일반 기업보다 더욱 민주적이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것은 사회적 기업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애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사회적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사회적 기업은 장애인들이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사회적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만 ‘3년짜리’로 끝날지도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은 정부지원 없이는 현실적으로 운영이 힘들어진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 3년차가 지나면 정부지원이 끊긴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기업은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새누리기획은 자생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시흥시 현수막 지정 게시대 위탁공모를 신청했지만 지난 11월 26일 발표된 결과는 안타까움만 남겼다. 김범수 이사장은 공모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누리기획사회적협동조합은 광고물제작업체로서 현수막의 자체 생산과 행정 게시대에 탈ㆍ부착하는 일을 주 업무로 하고 있어 현수막 게시대 위탁사업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돼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3년 전에 이어 또 탈락했어요. 선정된 업체는 기존에 계속해서 수탁 받고 있던 일반 업체였는데 이렇게 되면 시흥시 조례에 의한 위탁공모의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이 일반 기업보다 클 수밖에 없죠. 수탁업체를 현행 1개 법인(단체)에서 2개 법인(단체)으로 확대하는 등 사회적 기업에도 기회를 주고 지자체는 업체 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 새누리기획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3년 뒤에는 반드시 위탁 받을 거고요(웃음).”
끝으로 김범수 이사장과 류재욱 부이사장은 입을 모아 새누리기획이 갖고 있는 바람에 대해 말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어느덧 사회적 기업으로까지 자리를 잡았습니다. 앞으로 발달장애인 직업군의 규모를 키워 1차 산업이나 축산물 산업 등 더 다양한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싶어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획일적이고 단순한 일을 해야 할 필요나 의무는 없어요. 지금은 현수막 게시나 철거 보조 작업, 제품 임가공 작업 등 단순작업 위주로 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특성과 성향에 따라 더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