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방이동에 가면 대형 올림픽 공원이 있다.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올림픽 공원에 들렀던 경험이 있을 듯하다. 전체 면적은 43만 8,000평으로 서울시가 1,82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984년 4월에 착공해 1986년 4월에 완공했다.
이곳 올림픽 공원 한 켠에는 서울 시민의 문화 의식 고취를 위해 지어진 미술관이 있다. 관람료도 비싸지 않다. 이런 미술관이 서울 시민들에게 더욱 널리 알려져 시민들의 문화 소양에 조금이나마 더 큰 역할을 해줄 수 있길 기대한다.
SOMA 미술관은 어떤 곳
정부 산하 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국립과 공립 사이인 공공 미술관 정도 된다.
이름이 소마(SOMA)인 이유는
이곳이 처음 만들어 질 때는 서울 올림픽 미술관이었다. 그러나 미술관과 올림픽이 매치가 잘 안되고 기념관의 성격이 강한 것처럼 선입견을 주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소마(SOMA, Seoul Olympic Museum of Art)로 이름을 정하게 됐다. 또 SOMA라는 영어가 고대 히랍어로 신성한 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미술관으로서 아주 좋은 이름이다 판단된 바 ‘소마 미술관’이 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몸이라면 그 신성한 몸에 건강한 정신을 담겠다’는 취지로 소마가 됐다. 이름을 2005년에 바꾸었는데 바꾸면서 그런 취지로 바꾸게 됐다.
소마 미술관에서 하는 일은
연간 메인 전시가 크게 4~5개 정도가 있다. 또 미술관 안에 드로잉 센터가 있어서 매년 드로잉 공모전과 기획전 등 3~4회의 전시가 추가적으로 있다. 드로잉하면 작가의 아이디어가 즉흥적으로 나올 수 있고, 완성도가 있는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했다. 드로잉 센터를 통해 매년 공모를 해서 아카이브 작가 30여 명과 개인전 작가 3명 정도를 뽑아서 전시를 지원한다.
올림픽 공원 안에 220점 정도의 조각들이 있다. 서울 올림픽을 치루면서 문화 올림픽 차원에서 참가한 나라들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초청을 해서 현장에서 작업을 하게 하고 1,2차 심포지엄을 거쳐 또 들어와서 작업을 하고 해서 총 220여점이 된 것이다. 그 관리를 이 곳 미술관에서 하고 있다.
따라서 조각과 드로잉 사업이나 전시가 주된 줄기라고 볼 수 있다. 현대미술 위주로 전시를 하고, 덧붙여 몸이나 건강, 스포츠, 올림피즘을 소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내년에 예정돼 있는 전시는
미술관을 알리는 차원에서 내년에 예정된 첫 전시가 밀레전이다. 총 64점 중에서 밀레 작품 25점이 전시되는데 지금까지의 밀레 전시 중에는 가장 다작이지 않나 판단된다. 그 이후에 프리다 칼로 전시가 예정돼 있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국보작가여서 작품 반입이 정말 쉽지 않고 멕시코 외무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서류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가기도 한다.
밀레전은 1월 24일부터 5월 10일까지, 프리다 칼로 전은 6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 진행되며 프리다 칼로 전은 한국 최초 전시라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외에 야외조각공모를 통해 공원 내 새로운 랜드마크적 프로젝트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좋은 하드웨어가 있으니 좋은 소프트웨어로 활용해야 한다.
‘작가 재조명전’과 ‘내일전’이란
격년으로 하는 전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작가 재조명전이다. 작가 재조명전의 취지는 6~70세 이상의 원로 작가들을 대상으로 2~3분 선정을 해서 그분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것이다.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작업을 이어온 작가의 작품관, 인생관 등 전반적인 것을 모두 포괄적으로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앞으로는 소위 허리 세대라고 하는 4~50대를 배제하지 않고 신진, 중진, 원로가 함께 전시할 수 있는 3세대 전으로 기획해보려 한다. 서로 간의 에너지도 주고받을 수 있고, 세대 간의 충고나 조언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취지의 전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매년 30명 정도 배출되는 아카이브 작가를 대상으로 해서 작가 재조명전과 격년으로 하는 “내일전”이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카이브 작가는 드로잉 센터 자료실에 자료가 보관되고 내일전을 통해 전시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미술관의 문턱이 높은데
미술관이라는 곳이 아직은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마미술관은 야외조각공원의 장점을 살려 ‘Autumn in SOMA’라는 가을 축제를 통해 무료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데 대중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조각공원 홍보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고, 미술관이 전시만 하기보다 복합문화공간이 되어야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미술관으로 오는 통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2017년쯤에 9호선이 근처에 뚫리면서 지하에 새로운 전시공간이 생기고 이곳 미술관으로 바로 들어올 수 있는 긴 지하 통로도 생길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통로에 전시도 하고 재미 요소도 많이 만들어 미술관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문화 예술 방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변화되어서 ‘문화가 살길’이라는 인식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체력이 국력이지만 문화도 국력이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 유명한 작가나 박물관이 많은 것처럼 어떤 나라를 떠올렸을 때 그 나라의 고유문화 유산이라든지, 대표 작가라든지 하는 것이 떠올려져야 하는데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문화가 발전하면 관광 수입도 늘어난다. 예산과 인력 감축 때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리기보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워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