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홍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애’ 등 모든 꽃들에는 그에 따른 꽃말이 있고, 그 기원이 되는 신화나 설화가 있다. 그 신화나 설화는 사실 꽃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 사람들에 관한 것들인데,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꽃을 자신들과 같은 존재로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모습이 꽃을 닮은 것인지, 꽃들의 삶이 인간을 닮은 것인지 어느 것이 먼저라고 당장은 말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꽃에 비유하곤 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4-1 더샵퍼스트월드에 위치한 플라워 샵 <하비비 플라워>를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최윤미(29)씨는 이런 꽃들에 대해 ‘꽃은 나를 이입시키는 도구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매개체’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 꽃들의 꽃꽂이를 통해 자신의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플라워 샵 이외에도 성인들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꽃꽂이 클래스를 개설하고 있는데, 성인들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꽃을 접할 기회가 적은 아이들이 꽃을 접할 때 발생하는 효과에 더욱 주목했다고 말했다.
7세에서 중학생 즈음의 아이들은 감수성과 정서적 발달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때문에 자연과 밀접히 접할 수 있는 원예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미적 감성과 시각적 상상력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 수강생 역시 처음 시작은 단지 ‘취미’로, ‘꽃이 예쁘기 때문’에가 대다수이지만 꽃꽂이를 하게 되면서 ‘정서적 안정과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고 전했다.
플로리스트 최윤미가 말하는 꽃은 요약하자면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또 다른 우리네 삶’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몸에 해로운 것을 기피하게 되고 이로운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수만 가지의 종류의 꽃들 중 우리가 아름답게 생각하지 않는 꽃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꽃 저마다의 사정과 다양한 모습 모두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삶은 즐거움과 기쁨만이 아니라 때론 시련을 주기도, 큰 슬픔을 안겨주기도 하여 좌절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서로 다른 하나하나의 삶은 결국 내 안에서 비롯되는 무수한 감정들이며 각 감정들의 아름다운 꽃들이다.
“세상 모든 꽃들이 아름답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꽃의 문화적 수요가 증가하고 더 많은 플로리스트가 육성되길 기대하며 플로리스트양성학원을 차리겠다는 포부를 다지는 그녀는 오늘도 서로 다른 꽃들을,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을 어루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