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라는 말은 애완동물을 반려자로 인식해서 부르자는 사회적인 약속이다.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성숙한 의식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현상이다. 동물에 대한 애정으로 한방동물병원이 생길 만큼 수의학계의 변화는 획기적이다.
한의학으로 동물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실재라는 걸 입증하고,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방 치료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현재에는 시작 단계이지만 서울대 전북대 등에서 한방 치료 과목이 개설되었다.
반려동물의 만성질환을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도농역에 위치한 부영한방동물병원에서는 만성질환을 한의학적으로 접근해 치료한다.
부영한방동물병원 정종호 원장은 강원대 수의과 내과 석사 출신의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정 원장은 “옛날에는 동물 치료할 때 한의학으로 치료했다. 그랬던 게 어느 순간 없어졌다. 근대화되면서 서양 수의학이 들어왔다. 동물치료가 당연하게 양방의처럼 돼버렸다”고 말한다.
한영 허실 표리 음양(8강)을 보고 치료한다.
부영 병원에서는 만성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한다. 피부, 중풍, 디스크, 기관지 협착, 요실금, 간질, 경련, 발작 등 병원에서 고치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 찾아오는 사례가 많다.
정 원장은 “앞으로는 양방과 한방이 전문적으로 병원에 배치되어 통합의료서비스로서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부영 병원은 일반 한의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 원장은 수술 안 한 지 4년 정도 되었고 이곳에서는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를 절대 쓰지 않는다. 정밀 검사는 증상에 따라 불필요하다. 경제적인 부담을 드릴 필요가 없다.
정 원장은 “동물 치료는 사람의 한의학을 동물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고, 임상결과가 입증하고 있다. 임상에서 기계적으로 하는 건 답답했다. 동의보감, 사상의학을 공부했다. 한의학은 외우는 게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밝혔다.
정 원장은 “한의학은 이치에 맞게, 땀이 나면 겨울에 나는 작물을 준다. 속이 안 좋은 사람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다. 그래야 몸에 맞는다. 강아지에게도 사상체질이 있다. 체형과 습성에서도 있다. 변 색깔에서도 안다. 물 먹는 양에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한의사, 수의사 없었을 거다. 사상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학은 증상치료가 아니라 플러스 근본원인을 다스려 주는 것이다. 한약은 먹고 치료가 되면 먹지 않게 구조가 되어 있다. 체질, 습관 등은 8강을 본다. 한열 허실 표리 음양이다. 개체 고유의 특징이 있다. 열이 날 때 약재를 쓰는데 항생제나 소염제를 쓰지 않고 한약을 쓰는 것이다. 속이 아플 때가 있고 겉이 아플 때가 있다. 같은 병이지만 다르게 보는 것이다. 겉에 보이는 증상은 똑 같지만 개체 고유의 증상이 다르다. 풍에도 열풍이 있고 한풍이 있다. 쓰는 약도 다르게 사용한다.
만성병 진료의 접근과 치료 방식
모든 약재에 감초가 들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유난히 쓴 게 있다. 가루 한약을 드리는데 불편해 한다. 플레인 요거트를 드린다. 우유는 안 된다. 발효시킨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한약을 넣어 분해한다. 열에 아홉은 잘 먹는다. 요거트는 막 주면 안 된다.
엑스레이나 피검사는 하지 않고 급성이면 찍어야 하지만 부영 병원에서 진료하는 건 만성병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양방진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고 만성적일 때. 질병의 접근방식과 치료 방법은 다르다.
정 원장은 “제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에게 도움을 드려야 한다. 단 한 마리가 된다 하더라도 그들을 어루만지고 따뜻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핵가족화된 세상에서 동물을 매개체로 해서 강아지가 나아가는 걸 보고 너무 좋았다. 가정이 화목해지고 웃음을 찾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