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을 뿐이에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섬김의 집’이 있다.
박중현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요양원이나 장애인거주시설처럼 특정대상이 정해지지 않고, 단지 갈 곳을 잃은 이들을 위해 박 원장이 마련한 따뜻한 보금자리다.
“섬김의 집, 비닐하우스에서 시작했죠”
때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살았다”며 당시를 회상한 박중현 원장은 “기독교 정신으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같이 먹고, 자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또한 그들을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20년 전과 같은 초심으로 ‘섬김의 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남모를 아픔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그가 한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초심을 버리지 말라고 하지만, 초심을 버리지 않았더니 죄인이 돼버렸어요”
“도움의 손길 절실한 이들에게만 행해졌으면”
박 원장이 토로한 답답함은 그가 생각하는 ‘섬김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목적과 사회복지의 목적이 다르다는 것.
“사회복지를 위해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에요. 사회복지는 전혀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죠. 단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었던 것뿐인데, 자꾸 법에 규정된 대로 하라고 강요해서 마찰이 생기고 있어요. 제가 섬김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목적은 다른데 말이에요. 복지부에도 여러 번 건의를 했어요. 사회복지제도의 선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달라고요”
“섬김의 집을 운영하며 한 번도 복지부에 손을 내민 적 없이 오로지 사비로만 운영해 왔다”는 그는 “신고를 안했다는 이유로 노인복지법위반에 걸려 재작년에 복지부로부터 고발을 당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10년간 복지부와 다퉈온 결과 지금은 무혐의인 상태라고.
따라서 ‘섬김의 집’을 운영하고 입장에서 요양원이나 장애인거주시설 등 운영하는 사람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한 그는 “현재 요양기관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지를 행할 필요가 있다”며 “넉넉한 사람들에게도 복지를 행하면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현 세대가 지나고 결국 다음 세대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다”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샘플이 될 수 있는 공동체 만들 것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41명의 ‘섬김의 집’ 가족들과 함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분들도 많이 봐요. 10년 이상 동거 동락했던 어르신이 최근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에 환하게 웃으시는 걸 처음 봤어요. 그 모습을 보며 ”좋은 곳으로 가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럴 때 ‘섬김의 집’을 운영하며 뿌듯하다”고 전하며, 박 원장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섬김의 집’을 운영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기독교의 샘플이 될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