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와 관련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17일 “새로 추가된 범죄혐의와 추가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으나 법원의 집행유예 결정으로 구속 수감되지는 않았다. 결국 1938년 삼성그룹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에 따른 ‘경영공백’에 직면하면서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지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부친인 이건희 회장 와병이후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한화그룹과의 화학사업 ‘빅딜’과 삼성물산 합병 등 공격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리더십을 인정받아 왔다. 또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글로벌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서 삼성의 미래를 책일질 ‘루프페이’에 이어 지난해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 인수 등에 성공하며 사업수완을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하만 인수 등의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또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검찰 및 특검수사로 미뤄진 정기인사와 신규채용, 투자, 미래전략실 해체 등 조직 쇄신 작업,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 경영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이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그룹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했다. 또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이번 구속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며 “당장 올 1분기 안으로 다가온 하만 인수 마무리 작업이나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안 등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