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 선택(Choice) 라는 말이 있다. 알파벳 B와 D 사이에 C가 있음을 이용하여 표현한 말이지만 실제로 선택은 우리 삶의 순간 순간마다 존재한다.
선택은 주어진 것이 많다고 해서, 혹은 없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선택의 순간에서 선택지가 하나 이상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선택의 순간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대안들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포기해야 한다. 결국 선택된 하나의 비용은 포기한 다른 것에 대한 기회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선택의 비용을 포기한 다른 선택에 대한가치로 측정하고, 이를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고 한다.
경제적 행위에서는 선택의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반드시 발생한다. 때에 따라서 공짜로 얻은 것도 실제로 따져 보면 포기해야 하는 다른 공짜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절친한 친구가 선물로 준 공짜 영화표에도 꼬리표가 붙는데 그 꼬리표는 언젠가 그 친구에게 다른 형태로 선물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되갚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공짜표로 영화를 보는 시간에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즐길 수 있었던 게임이나 다른 활동은 포기되어야 한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결코 공짜 점심은 없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경제학의 기본 전제이며 선택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시선이다.
그런데 왜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원하는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는 없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한정된 시간 안에서 동시에 원하는 두가지 혹은 하나 이상의 여러가지 모두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학의 등록금과 교재가 무료라 할지라도 대학공부를 제대로 하면서 정규직으로 일까지 하기는 어렵다.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것을 가질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선택에 대하여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기 보다는 모두를 위한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고 믿으며 살아온 시간이 결코 짧지 않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바램을 이루어 드리려고 의사나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나, 직장인으로 가정을 부양하는 책임을 지는 사람들을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에 관해서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고 선택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그로인해 선택에 관여하는 관여도도 크게 달라졌고 이전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과 기법으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선택에 폭이 넓어짐에 따라 오히려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를 흔히 결정장애라고 하는데, 햄릿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한다. 햄릿 증후군은 우유부단을 나타내는 대사처럼 정보과잉의 시대에 넘쳐나는 콘텐츠와 상품들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현대인을 빗대어 표현한 신조어이다. 예, 아니요 대신 글쎄 라는 애매한 대답으로 결정을 못하는 사람들과 먹고싶은 메뉴를 물어보면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비자의 취향과 성격 그리고 연령 등을 분석하여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패션과 도서,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상품추천을 넘어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다양한 서비스까지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광고 역시 소비자에게 최적화되어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성 · 연령별 데이터부터 콘텐츠 소비이력까지 파악한 뒤 관심 있는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번거로운 것을 기피하며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의 폭을 최소화하고 후회할 결과를 미리 차단할 수 있는 무료체험 서비스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 계급이나 특정 삶의 형태가 정해져있지 않은 우리 사회. 이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서 선택 하나 하나가 중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선택에 관심이 쏠리다보니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는 정작 무관심할 때가 많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선택을 한 이유도 중요하지 않을까.
*참고자료:[네이버 지식백과] 햄릿 증후군 (지형 공간정보체계 용어사전, 2016. 1. 3., 구미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