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대명사처럼 사용된 건 언제부터일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남발되고 있는 ‘힐링’이라는 단어는 치유를 뜻하는 영어로 우리는 주로 나를 기쁘게 하는 것, 나를 위로하는 순간을 ‘힐링한다’로 표현한다.
‘힐링’이라는 단어로 도서를 검색하면 4천 개가 넘는 자료가 제공되며 SBS에서 방영되는 TV프로그램 ‘힐링캠프’,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운영 중인 힐링카페, 힐링마사지샵, 힐링테라피샵 등 우리를 위로해주겠다는 많은 컨텐츠들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힐링 미술대전’까지 개최되고 있으니 아마도 우리는 힐링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힐링이 필요한걸까. 사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훨씬 이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근래에 들어 이러한 행위가 힐링이라는 단어로 굳은 것일 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힐링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여유, 느림, 감성적임, 편암함, 재충전 등의 단어들이 쉽게 떠오를 것이다. 언뜻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감정들이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방송이나 매체에서 남발되며 힐링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생겨났다. 힐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무차별적인 마케팅에 지쳐버린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그 요인을 먼저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힐링을 부르짖으며 원했던 건 우리다.
오히려 힐링에 대한 부정적 시각 마저 반대로 뒤집어 볼 때 힐링에 대한 또다른 욕구 표출이 아닐까 한다. 힐링이라는 단어에 혐오시선을 보내는 입장은 힐링이 주는 부작용을 언급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도피하기 위한 변명’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시선 역시도 피곤한 세상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필자 역시 힐링이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 많이 들어 도리어 그것에서 피곤함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지는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힐링마케팅은 치유가 필요한 세상을 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치유가 필요한 세대를 지나고 있다. 언제까지 지속 될지 알 수 없으나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부터 제각각 개인적으로 안고 있는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까지 생각해볼 때 치유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