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아트의 등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으로 「반 고흐 : 10년의 기록展」이 그 시작이다.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이 전시는 당시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살아움직이는 듯한 명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기존 캔버스의 그림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것을 ‘컨버전스 아트’라 칭하는데 조명과 프로젝터를 사용해 새롭게 재탄생한 그림들은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모자라 패드 조작을 사용해 관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반 고흐 : 10년의 기록展」의 흥행으로 ㈜본다빈치는 「헤세와 그림들展」, 「모네, 빛을 그리다展」, 「헬로 아티스트展」, 「미켈란젤로展」 총 다섯 번에 이은 컨버전스 작품전을 진행했다. 국외까지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컨버전스 아트의 위상은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컨버전스 아트 전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친절한 전시회’가 아닐까 싶다. 전시회를 관람하는 가지각색의 인간상 중 필자는 캔버스의 섬유질까지 뚫어져라 보는 ‘망부석파’에 속한다. 컨버전스 아트를 논하기 전 미리 밝혀두자면 개인적으로 미술에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명작을 보는 것,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보는 것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컨버전스 아트는 그러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전시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미술작품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여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화려하게 움직이는 영상을 체험하며 관객은 그저 오롯이 느끼는 것만이 그의 몫이다.
미술작품을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다. 그림 속의 색채, 조화, 구도를 보는 것과 그림이 내포하고 있는 해석을 찾는 것 등 전시를 찾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제각기 미술작품을 감상한다. 컨버전스 아트는 감상에 멈추지 않고 ‘관객참여’ 혹은 ‘체험’이라는 방법으로 관객에게 접근한다.
필자는 그것에 더해 컨버전스 아트가 미술감상을 망설이는 관객들을 그림으로 끌어당겨주는 매개체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명화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표하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명화를 재해석하여 떠먹여 준다는 관점에서 컨버전스 아트는 훌륭하다.
단지 화려한 영상에 눈이 조금 아플 수도 있다는 점은 명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