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13일 오전 재소환했다. 지난달 19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20여일 만이다.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나온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한 것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성 있는 조치였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16일 뇌물공여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은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것과 관련해 이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현안을 해결한 조치였고 그 대가로 삼성 측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실제로 지급한 바 있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 조사함에 따라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가 주목된다.
특검은 이날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를 지원한 배경을 잘 아는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이 영장 재청구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