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 이들이 은퇴하는 10~20년 후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가계부채의 연령별 구성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40~50대 가구주에 집중되어 있다”며 “부채의 상당 부분을 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고령층이 보유함으로써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3년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80%로 10년 전인 지난 2004년의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3년 한국과 2004년 미국의 가구주 연령대별 가계부채 분포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50대 가구가 전체 가계부채의 35%를 보유해 미국(22%)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약 6000만원이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40대와 50대는 부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 가량 더 높다.
가구 평균으로 볼 경우에도 한국의 50대 가구는 전체 평균보다 40% 가량 많은 부채 부담을 지고 있었다. 미국 50대 가구는 전체 평균보다 부채가 20% 가량 많은 수준이다.
또 미국은 가구당 부채 규모가 40대에 정점을 찍고 50대로 가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우리나라는 50대가 되면 부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한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은퇴시점의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고 보유자산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며 “현재 40~50대 중장년층이 부채 규모를 축소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은퇴할 경우 가계부채 상환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일시상환 방식의 계약구조가 많은 현재 가계대출을 장기·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KDI는 “대출자의 현재 소득뿐 아니라 미래 소득흐름도 감안하는 방식으로 부채상환비율(DTI) 산정방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