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정치 실험, 연정이 드디어 ‘합의’라는 열매를 맺었다. 도지사 취임 후 한 달 여 만이다.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는 5일 경기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경기도 여야 양측이 합의한 20개 사항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합의문에 따르면 경기연정은 ‘생활임금 조례’, ‘급식시설 방사성물질 차단에 관한 조례’, ‘경기도 공동산후조리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6.25전쟁 민간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등 4개 조례의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고 명시했다.
이들 4개 조례는 지난달 26일 도의회의 재의결 결정에 대해 경기도가 대법원에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한 한 것으로 이번 합의에 따라 도는 이를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경기연정은 야당이 요구한 무상급식예산운영 규칙 제정 등 제도화 추진에 합의했으며 효율적 예산 분배를 위해 여야, 도 집행부, 도의회가 참여하는 가칭 경기도 재정 전략회의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지방정부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 지방장관 혹은 정무부지사(부시장)를 확대하고 지방의원이 이를 겸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도 합의했다.
경기연정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공약 추진을 위해서도 다수의 합의사항을 이끌어 냈다. 경기연정은 출퇴근 걱정 없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광역버스 및 급행버스 증차 △광역철도망 연장 및 구축 △지하철 신설 및 연장과 급행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따복마을 조성사업, 빅파이 프로젝트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경기연정은 이번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기로 하고 조만간 실무협상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경기연정에 참여한 김현삼 경기도의회 새정치연합대표는 “경기연정은 오늘 합의문 발표로 일단 종료됐다”며 “추가 논의는 애초에 연정협상을 시작했던 주체들, 그러니까 도지사,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의 도당위원장, 그리고 경기도의회의 양당 대표가 참여해서 곧바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발표회장을 들러 양당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직접 전했다. 남 지사는 “역사적인 연합정치의 첫걸음을 떼었다”고 평가하며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오늘 합의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 지사는 이어 “혁신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정치도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혁신과 새정치는 바로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 상식적인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것을 정치권이 실현하는 데 있다 생각한다”며 “소통과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 정치혁신을 우리 양당의 대표님들과, 경기도의회 의원님 모두와, 또 국회와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남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추천하는 사회통합부지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밖에 대중교통이나 경기북부경찰청 설립, 지방재정확충 등 도의 권한을 벗어나는 합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경기연정측은 도와 도의회, 그리고 양당, 그리고 연정 협상에 참여했던 도당 차원에서 중앙 정부와 중앙 정치권을 상대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