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위생가설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생가설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위생가설이라는 용어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가설의 내용은 이미 익숙하게 알려진 것들이다. 위생가설이란 유아기에 공생 미생물이나 감염물질에 대한 노출 빈도가 낮을 경우 오히려 면역계의 자연적 발달이 억제되어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 때문에 한때 ‘더러운 곳에서 자란 아이가 건강하다’, ‘면역력을 키우려면 청소를 덜해라’ 등의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 부모들을 자극시키기도 했다.
물론 ‘위생가설’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이 붙을 정도로 위의 내용은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것에나 변수란 것이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이 가설에도 변수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위생가설에 따라 ‘청소를 덜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변수로 찾아온 것은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게 된 이상, 그리고 그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강력하게 위협하는 이상, 그 어떤 가정도 청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창문을 아무리 잘 닫아 둔다고 해도 미세먼지의 공격을 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창문과 문을 닫는다고 외부에서 미세먼지 물질이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초미세먼지의 경우에는 입자가 머리카락의 약 1/20~1/30 정도로 매우 작기 때문에 창문 틈새나 문 틈새 사이로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밖에도 가족 중에 외출한 사람이 한 명만 있을 경우 그들의 옷에 자리 잡고 있던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들이 집안 곳곳에 정착하게 된다. 또한 실내에서 기름 등을 사용하여 요리를 했을 경우에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대안인 청소, 로봇이 나서다
집안에서만큼이라도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청소를 ‘잘’ 하고 ‘자주’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만큼은 위생가설 따위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물걸레 청소가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최고의 청소방법이라고 조언하여 이전까지 진공청소기에 의존하던 주부들을 낙담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청소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4차산업혁명의 인공지능이 관망만 하고 있을 리가 없다. 특히 미세먼지의 위협 속에서 물걸레 청소 기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청소업계는 인공지능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과 청소기와의 결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오던 것이었다. 어쩌면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일반인들이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이 청소기 분야일지도 모른다. 이름 하여 로봇 청소기가 이미 오래 전부터 대중들 곁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에는 가격이 매우 비싸 일부 가정에서나 취급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보다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게 되고 업체 간의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예전만큼의 가격적 부담은 줄어들게 되었다(물론 고가의 로봇 청소기들은 여전히 비싸다).
진화되는 로봇청소기의 인공지능 기술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 인공지능의 맛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로봇청소기는 어떤 핵심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을까?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인공지능이란 대체 어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까? 아마도 광고에서도 쉽게 접하게 되는 로봇청소기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집 안의 장애물을 알아서 피해갈 수 있게 해 주는 장애물 인식 기능일 것이다. 참고로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로봇청소기의 경우에는 집안 내 장애물에 걸려 스스로 작동과 주행을 멈추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인식능력으로 집안의 가구들은 물론 로봇 자신이 상해를 입지 않고도 청소가 완료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제는 가구만이 아닌, 케이블 선, 거실화, 바닥 러그, 각종 잡동사니 등도 인공지능 시각인식 기술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피할 수 있다.
인식기능에 더하여 최근에는 보다 많은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로봇청소기가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예약 기능을 걸어놓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지구역 설정, 지정구역 청소와 같은 보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여기에 특정 레이저가 결합될 경우에는 청소 루트 계산이 가능해짐으로써 최적의 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물걸레질을 능가하기 시작하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미세먼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물걸레 기능이 강화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도 출시되고 있다. 물론 이전까지만 해도 물걸레가 장착된 청소기들이 등장했지만 사람이 직접 방을 닦는 것처럼 걸레질이 구현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이 직접 닦는 것과 흡사할 정도의 파워로 로봇청소기가 작동되고 있다. 그만큼 ‘그래도 청소는 내 손으로 직접 해야지.’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청소기가 인간의 청소능력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청소된 지점’, ‘청소되어야 할 지점’에 대한 인식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가령 사람은 직접 물걸레질을 하거나 진공청소기에 장착된 물걸레 청소(혹은 일반 물걸레 청소기)를 사용할 때, 이미 했던 곳을 중복으로 닦거나 닦아야 할 일부분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단지 청소하는 사람이 인식을 못할 뿐, 완벽하게 닦아내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가 되지 않은 구간들이 발생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는 이 부분에서 나타나는 한계를 극복해 주기 때문에 청소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거의 완벽하게 해소해 줄 수 있다.
나가는 말
이제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인공지능의 기능이 더 고도의 수준을 달리는 만큼, 인간은 청소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로봇청소기의 한계 중 하나였던 걸레질의 강도나 속도의 문제가 완벽히 극복된다면 더 이상 ‘직접 하는 청소’가 우위에 있다고는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유일하게 첨단화된 로봇청소기의 단점을 들자면, 일상에서 청소를 통해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는 것과 비용적인 부분이 아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문명의 기기들이 그래했듯 첨단화되어갈수록 비용부담도 점차 완화되어 갈 것이다. 더불어 운동의 기회를 뺏기는 듯하지만 다른 시간적 여유를 인공지능 로봇청소기가 제공해 주는 만큼 그 시간 안에서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다른 차원에서 운동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시간은 물론, 청소에 투자되던 에너지가 절약되는 만큼 다른 일들에 에너지를 더 쓸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수동으로는 극복되지 않았던 미세먼지로부터의 자유를 얻게 해 주는 만큼 우리는 보다 밀접하게 4차산업혁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로봇청소기의 추가적인 개발 소식은 우리에게 가장 기대감을 안겨주는 4차산업혁명 관련 뉴스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