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조민수 칼럼니스트]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원하는 제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메이커교육’이라고 합니다. 이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학습의 주체가 되어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검색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말합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학습 과정들을 통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고 친구들과 협업을 통하여 다양성을 배우고 즐거운 학습활동으로 이어져 자아실현의 주도적 교육으로 연결됩니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그로 인하여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이 메이커교육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 교육이 갖는 또 다른 의의는 과정 중 창조적인 문제 해결과 다른 사람들과의 공동 작업에 익숙해지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실패하고 계속 시도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미국 등 선진국들의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가 창업자 운동으로 진화하는 이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책 입안가들이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 분야를 주목하고 STEAM 교육 및 메이커(Maker)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일자리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조사에 따르면 STEM 관련 일자리는 8백 6십만 개 정도가 있고 컴퓨터 관련 직업이 이 중 4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딜로이트와 제조연구소(Manufacturing Institute)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제조업 분야에서 2025년까지 3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나 적절한 기술 부족으로 200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들이 과학기술 경쟁력을 가진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에서는 플랫폼(Platform)을 장악한 소수의 사람들이 전 세계의 부를 거머쥐는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인데 이런 가운데 창의성과 혁신역량을 가진 핵심 인재를 키워내지 못할 경우 각 국가들은 생존경쟁에서 집단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심각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전 세계 교육 현장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소양을 키우면서 실생활에서의 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는 STEAM 교육의 붐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여기에 첨단기술(3D프린터와 소프트웨어 코딩 등)과 기업가정신을 보다 강력히 결합시키고 학교 밖 인적, 물적 자원(메이커 스페이스와 오픈 소스, 크라우드 펀딩 등)들을 적극 활용하여 놀이와 학습, 일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것이 메이커 운동, 메이커 교육입니다.
메이커 문화는 도전과 혁신, 공유의 문화입니다. 지식과 기술을 상호 배우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오픈소스로 공개합니다. MIT의 비트와 원자 연구소(BIT & Atoms Fab Lab)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팹랩(FabLab)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모든 시도를 가능하게 해주는 제작 실험실입니다. 전 세계 약 1,000여 개의 연구소에서 78개국 이상의 나라에 거주하는 전 연령층의 실험가, 전문가, 창업자들이 활발한 네트워크를 하며 다양한 실험과 발명, 새로운 도전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혁신의 결과물들은 공유되며 팹랩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하고 참여한 교육생 및 활동가들은 다시 관심 있는 서로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협력합니다.
국내 메이커교육 현황과 전망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2017년 11월 1일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자율성, 협력, 공유능력을 강화하고,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창작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형 메이커 교육 중장기(’18~‘22년)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1개의 발명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발명교육은 만들기를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이라는 점에서 메이커 교육과 공통점이 많고, 앞으로 발명교육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 방향도 메이커 교육에서 추구하는 창의, 협력, 공유의 가치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18년부터 발명교육과 연계한 메이커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발명교육센터를 서울형 메이커스페이스 거점 센터로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모든 서울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 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드론, 로봇, 3D 프린터, IoT, 스마트앱, STEAM 등과 연계한 메이커 교육과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일반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 센터로 구축하고, 이 중 학교환경,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전문적인 창작활동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화형 메이커 스페이스 거점 센터로 구축됩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컴퓨터나 인공지능(AI), 로봇이 할 수 없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식을 융합하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타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만들고 공유하는 메이커 교육은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