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정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던 지난 날
3차 산업혁명의 키워드 중 하나가 ‘정보’라고 할 정도로 우리는 한동안 정보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살아왔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때는 어떨까? 정보의 가치가 단지 3차 산업혁명의 상징으로만 남게 될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맞이할 4차 산업혁명에서 ‘정보’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보가 더욱 중요해지지만, 우리가 정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길 필요는 없어졌다. 대체 이것은 무슨 말인가? 정보는 중요한데, 정보를 중요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저장 기술이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정보가 중요한 만큼 그 정보를 지키고 잘 보관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해야 했다. 행여 좋은 외장하드를 하나 구매해서 나만의 소중한 데이터를 잘 저장해 두었다고 해도, 실수로 분실하거나 실수로 외장하드가 복구 불가 상태가 되어 버리면 한 순간에 소중한 기록들을 잃어버릴 수 있었다. 그만큼 데이터 보관에 만전을 다해야 했다. 물론 웹상에 저장하는 방식이 다양하게 존재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용량의 한계를 경험해야 했다. 전문 업체나 기관이 아닌 이상은 그만큼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저장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곤 했다.
이와 같이 정보가 소중한 만큼 정보를 지키기 위한 부담스런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보는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게 되었지만 우리가 이전처럼 정보를 지키기 위해 얽매어있을 필요가 없다. 소중한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이 우리를 정보를 지키려는 노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함과 더불어 클라우드 컴퓨팅의 눈부신 발전과 마주하게 되었다. 곧 클라우드 컴퓨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반 인프라다. 여기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한 시간만큼 인터넷을 통하여 활용할 수 있는 컴퓨팅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신호탄을 울렸다. 서버의 유휴 자원 활용을 통한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도입되기 시작한 클라우딩 기술이란 용어는 이미 1996년 컴팩 컴퓨터의 Internet solution division 전략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2006년 아마존이 클라우드를 통한 저장 공간 및 연산 자원 제공 서비스인 S3와 EC2를 개시하면서 본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막을 맞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 왜 필요할까?
앞서 언급한 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은 데이터이다.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 중 하나가 될 정도로, 데이터 경쟁력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 자체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치를 입증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전략이 비즈니스로 직결되고 이것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되는 만큼 보관하고 다루어야 할 데이터의 양은 이전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졌다.
가령, 과거의 자동차 산업의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는 어떠한가.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하고 보관되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방법만으로는 무수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이 어렵다. 행여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해도, 데이터의 축적과 관리를 위해 서버와 컴퓨팅 능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빅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을 위한 방대한 컴퓨팅 자원과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를 개별기업이 별도로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술이 절대적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자본이 달리는 업체 역시 클라우드를 통해서라면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대를 그려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은 전문 업체에서만 활용하던 특별한 IT 기술은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끌어올 수 있다는 데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즉, 소비 대상 자체가 변화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된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우리의 일상과 관련하여 간략하게나마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될 경우, 인터넷이 연결되기만 하면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기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서비스 활용이 가능할뿐더러, 접속기기에 따른 제약이 없다. 무엇보다 급격한 이용량 증가 현상에도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에 따라 회사 안에서만이 아니라, 외부 공간이나 집 안에서도 동일하게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일과 별개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상황에서도 컴퓨팅 자원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행여 주문이 폭주하더라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가 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할 경우,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만 사용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셀프서비스가 가능하다. 여기에 과금 체계가 사용한 만큼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곧 서버 구축과 관리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데이터 저장에 있어 빈부에 따른 계층화 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남아있는 과제는 산적해 있다. 오늘날 클라우드 기술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산업경쟁력과 비례하며, 디지털 경제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그만큼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업과 연계하여 기존의 데이터와 서비스를 클라우드와 연결 짓는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 곧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지속적 개발은 정보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이 시점에서 보다 강조되어야 할 영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