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오영주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 노사가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에서 외부 자문위원회로부터 제언받은 내용이 연일 화제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노사 외부 자문의원들은 미래 고용 문제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생산기술 변화로 향후 생산직 인력이 20%에서 40%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노사가 협력하지 못하면 공멸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은 생산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바둑대결은 인공지능 AI가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전세계적 위기의식을 가져왔으며, KOTRA보고서에 따르면, OECD는 전세계적으로 현존직업의 최소 14%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 중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또한 충격을 준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간 협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9월 초 유럽 노사관계 학회에 참가한후 밝힌 동향을 살펴보면, 노사협력은 대체 일자리의 창출보다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 양성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밝힌 칼럼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일자리의 감소나 로봇에 의한 일자리의 대체는 아직까지 근거가 없으며, 양적으로 일자리의 수가 줄었다고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노동강도가 강화되었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업무 흐름과 다르게 로봇이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을 산업 현장에 도입하고 응용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량 부족이 나타나고 업무 스트레스가 문제된다는 것이다. 그는 “노조들은 새로운 기술을 익힐 직업 훈련과 재훈련을 요구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인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산업 안전과 보건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9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등에서 개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창출과 금융 산업발전을 위한 집중포럼’에서도 ‘직업 훈련 및 교육’과 관련한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회사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핵심인력을 재교육하거나 재배치하는 등 내부적인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며, 김준영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장은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충분한 지원과 교육, 더불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물결은 사측과 노동자 측 모두에게 어렵고 생소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을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사측에서는 그러한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노동자는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한다면 노사화합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