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이경운 기자] 국내연구진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기술인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뉴로모픽 광(光)뉴런 소자설계’에 성공했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남규 교수팀은 전자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기존 반도체 칩과 달리 빛으로 구동하는 뉴로모픽 칩을 설계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3일 자)에 실렸다.
우리 뇌의 뉴런 세포는 전자회로의 트랜지스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단위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뇌의 학습 및 기억 능력은 뉴런 각각의 신호 처리 기능이 복잡한 신경망 네트워크를 통해 연계돼 구현되는데 최근 주목받는 딥러닝 기반 AI 기술은 두뇌의 뉴런 네트워크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모사한 것으로 안정적·효율적으로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 접근 이외에 뉴런의 동작과 네트워크 자체를 하드웨어적으로 모사한 AI 전용 ‘뉴로모픽칩’의 개발도 필수적이다. 여기서 ‘뉴로모픽’ 기술은 생물학적 신경계 시스템에서의 신호 처리를 반도체 및 광학 분야 등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통해 모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패리티-시간 대칭’이라는 특이한 물리적 대칭성을 만족하는 증폭·손실 물질에 시간 대칭성을 제어하는 비선형성을 추가한 메타물질을 활용해 단위 뉴런의 다양한 연산 기능들을 광학적인 신호처리로 모사,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빛의 세기에 따라 입력 값과 출력 값이 달라지는 비선형성을 갖는 메타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두뇌 내 뉴런과 같은 나트륨 채널과 칼륨 채널에 대응시킴으로써 뉴로모픽 광소자에서의 신경 신호 처리를 광속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전기 신호가 외부 잡음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 세기를 유지하는 등 뉴로모픽 및 두뇌 모사 메모리 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빛의 흐름으로 구현할 수 있음도 이론적으로 확인하였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빛의 속도로 동작이 가능한 초고속 뉴런 모사 광소자의 설계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남규 교수는 “본 연구에서는 생물학적 구조의 동작 원리를 물리적 대칭성을 통해 해석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광학 소자를 설계하는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였다”며 “뉴로모픽 회로의 단위 소자인 뉴런의 기능들을 빛을 신호 전달체로 하여 구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초고속 뉴로모픽 소자 및 인공지능 개발에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구현된 각 기능들은 높은 안정성을 갖는 레이저 등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뉴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