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김지윤 기자]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한국의 #Me Too 운동. 이를 시작으로 최근 #Me Too는 ‘체육계 미투’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Me Too 운동의 시작을 돌아보다
미투 운동은 미국의 사회 운동가 타라나 버크(Tarana Burke)와 미 배우 알리사 밀라노(Alyssa Milano)가 시작한 캠페인이다. 초반에는 성적인 피해를 입었으나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SNS에서 #Me too(#미투) 라는 해시태그(#)를 달도록 하고 이러한 해시태그가 많아지면 사람들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이 확산될 거라는 개념의 운동이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SNS의 해시태그로 미투 운동에 동참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전 세계는 남성들이 자신을 비추어 보고 잘못된 문화를 바꾸어 나가자는 움직임으로 확산되었다. 미투 운동은 성적 피해를 입었으나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언론에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언론에 폭로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으로), SNS에서 #Me too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보여줌으로써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만연해 있던 문제의 개선과, 변화를 이끌어 냈다.
한국에서도 미투 운동이 진행 중이다. 그 시작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 2010년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핵심 간부인 당시 정책기획단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고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겼었다는 내용이었다. 서지현 검사는 jtbc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상세하게 알렸다. ‘사건이 이루어질 당시 바로 옆자리에 법무부 장관이 앉아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말리거나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 ‘개인적 모욕감과 수치심이 컸지만 검찰 내부 분위기와 2차 피해 우려 등으로 고민하던 중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사과를 받는 선에서 그 당시 정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지현 검사는 당사자인 안 전 검사로부터는 어떠한 사과를 받지 못했고, 그 후에는 부당한 인사 불이익을 겪었으며 업무 감사 지적 및 검찰총장 경고에 이어 전결권 박탈,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검찰조직, 특히 당시 검찰 국장이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성추행 사실을 덮었으며, 그 배후에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을 한 안 전 검사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렸다.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의 파장은 컸다.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에 #Me Too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다수의 여성 연극인들이 연극계의 거장인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졌으며 연예계에서는 고 조민기, 조재현의 성추문으로 연결되며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이러한 미투 운동은 정치권으로 번져,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전 수행비서(정무비서)에 대한 성폭행 및 성추행 폭로를 통해, 도지사직을 내려 놓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며 정치권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Me Too?..#with you!
#Me Too가 시작된 문제의 본질은 전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위계질서에 의한 위력으로 인한 문제이며, 거래관계의 ‘갑’질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간 개인 관계에서의 ‘갑’질 문제는 공론화 되지 못해왔다. 최근 대형병원에서의 간호사 ‘태움’문화도 이러한 위력으로 인한 폭력으로 인한 피해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볼 때, #Me Too또한 개인관계에서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문제의 본질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표면에 노출시키고 공론화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을’이 존재하고 있다. #Me Too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사회의 청년들, 사회적 약자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전방위적인 사회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부 여성 단체나 페미니즘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일부 그룹이 #Me Too 운동을 이용하여 성차별이라는 미명하에 선의의 평범한 남성들을 공격하거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거나, 이 운동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면 안된다. #Me Too 운동의 본래의 방향성과 취지를 살려, 남-여 문제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위력의 관계, 즉 갑-을 관계가 적용이 되는 모든 관계에 적용하여야 한다. 2009년에 지금과 같은 #Me Too 운동이 활성화 되었다면, 과연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을까? 그 가해자들이 힘이 없는 사람들이고 권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면, 고 장자연씨가 그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을까?
고 장자연씨 사건은 철저하게 재수사되어야 하며 #Me Too 운동은 성폭력 뿐 아니라 사회적인 ‘갑’질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확대 되어야 할 것이다. #Me Too 운동의 동력을 떨어트리는 방향이 아니라, 위력에 의한 부당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본래의 취지에 맞게 모두가 사회 전반의 ‘갑질 문화’를 점검하며, 사회 전반의 위력에 의한 부당한 피해를 입는 상황이 없도록 점검해야 한다. 운동의 본질과 그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잊지 않고 운동의 방향성을 유지해 간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누구라도 #with you! 를 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