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상 실업자에 잡히지 않는 ‘취준생’ 등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가 14만명 증가하며 역대 최초로 450만명을 초과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공식 실업자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을 비롯한 학원 통학생 △쉬었음 △1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합산한 ‘사실상 실업자’가 2016년 453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공식 실업자 101만2000명의 4.5배나 된다.
‘사실상 실업자’는 2015년에는 27만5000명, 작년에도 14만1000명 늘었다.
2012년 16만6000명 줄고 2013∼2014년에는 10만명 안팎으로 늘어난 추세를 뛰어넘었다는 평이 나온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작년 고시학원 내지 직업훈련기관 등에 등록하지 않고 스스로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은 2015년에 비해 7.21% 늘어난 40만1000명으로 증가폭은 2008년 11.6% 이래 최대 수치다.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취업 지원 시설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인구는 22만7000명이었다.
이같은 취업준비생은 통계청이 규정하는 실업자가 아니다.
실업자는 구직활동을 하는 집단으로서 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가지만 ‘취준생’은 업무 역량 혹은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하루에 서너시간 일하면서 재취업을 준비하는 그룹이나 그저 쉬고 싶어 일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실업자에 들어가지 않는다.
2016년 ‘쉬었음’ 인구는 162만5000명으로 전년부터 2년 연속 늘어났다.
취업시간 18시간 미만 취업자 숫자는 2015년에 비해 4% 증가한 127만3000명이었으며 전체 취업자에서 점유하는 비중은 4.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나쁜 노동조건에서 근로하는 사람이 증가한다는 점을 암시한다.
‘사실상 실업자’의 증가는 고용률 상승폭 둔화로 이어진다.
고용률은 2014년에는 전년에 비해 0.7%포인트 늘었지만 2015∼2016년 2년간 연속 0.1%포인트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올해에도 고용 수요는 지지부진하고 공급이 넘칠 공산이 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경기 회복 계기가 특별히 없으며 1분기에는 청탁금지법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돼 내수가 둔화한다는 염려가 일고 있다.
또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와중인데 상반기 졸업시즌 이후 청년이 고용시장으로 유입되면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취업준비생은 사실상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생과 유사하게 간주돼 실업자에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사실상 실업자의 변동은 실업률이 아닌 고용률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