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영화 ‘암수살인’이 실제 살인사건 피해 유가족 측의 상영 금지 가처분신청을 겪는 중 또 다른 유가족이 SNS에 글을 올렸다.
영화 암수살인은 실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로 유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영화를 제작하고 상영하려 한다며, 피해 유족에 의해 상영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던 중 한 누리꾼이 자신의 SNS에 자신이 해당 사건의 실제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그는 SNS에 “제가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2012년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할 때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어머니의 피해사실에 대해서 거론을 한다는것 자체가 큰 상처였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촬영을 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누구도 눈길 주지 않은 사건에 주목해 결국 밝혀 내셨던 형사님과 같은 분들이 세상에 알려지길 바래서입니다. 그래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경찰이나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편모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2003년 6월 어머님의 실종 이후 2010년이 되어서야 저는 어머님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어머님을 잃은뒤 제가 바라본 대한민국은 너무 살기힘든 나라였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데 가장 큰 용기를 내게 된 점이 이 부분입니다”
“저는 현재 3살 딸을 둔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저희 딸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제가 살았던 세상보다 조금 더 좋아지고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남아있는 범죄 피해자 유가족들이 다시 슬픔을 이겨내고 세상에 복귀할 수 있게끔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들을 줄이는 방법은 사회적인 관심입니다”
“저도 이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처음엔 놀랐습니다. 허나, 제가 어머님의 죽음으로 인해 느낀 슬픔은 가슴에 묻고, 또 다른 피해자의 이야기가 좀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아직도 연유를 몰라 답답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라도 더 풀어졌으면 합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되기전 조금 두려웠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주위의 반응에 대해 겁이 났습니다. 허나 방송 이후 저희 어머님을 알고 계시던 분들과, 저를 아는 지인들로부터 수업이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걱정해주시고, 함께 울어 주시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번 영화가 방영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다시 한번 그때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머님의 제삿날이나 어머니의 생신,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 어머니의 피해사실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면 너무 슬프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저처럼 힘든 시간을 아직도 이겨내고 계시는 미제사건의 가족분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7년만에 어머니를 찾게 해 주신 형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이 영화를 응원하는 것으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힘겨운 일이지만 저 역시 사랑하는 아내와 손을 잡고 이 영화를 볼 것 입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영화 제작사 측은 지난 9월 21일 유가족에게 사과의 입장을 밝히고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유가족은 여전히 상영 금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10월 3일 개봉을 앞 둔 암수살인은 재판부가 이번주 주말 내 영화 전체 분량을 시청하고 양측 의견서와 관련 법률을 검토한 후 10월 1일 상영 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