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권희진 기자]8월 28일자 미국의 데일리 뉴스에는 유타 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할머니의 ‘결혼 선언’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노년기의 세대에게 결혼을 안 하는 것이 하는 것보다 드믄 현상이었지만 그녀의 결혼이 기사거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유타 주의 솔트 레이크에 살고 있는 올해 74세의 포스터 할머니는 그녀의 레즈비언 반려자가 세상을 떠나자 법적으로 완전한 부부가 되었다.
결혼의 통과의례를 거치면 법률적으로 배우자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거치지만 미국의 53개 주마다 ‘동성 결혼’에 대한 법적 인정 여부가 달랐고 특히 보수적인 도시인 유타 주는 2013년에 동성 결혼의 법률적 효력을 선언했다.
포스터 할머니는 29번 척추 수술을 했고 유방암과 시력 상실 등의 병치레를 하는 30년 이상동안 그녀의 파트너 또한 심장병을 앓고 있었지만 변함없이 그녀의 병상을 지켰다. 같은 성을 가진 부부였지만 흔히 노년의 부부가 겪는 동거동락 모습과는 다름이 없었다.
포스터 할머니의 변호사는 2015년 6월 26일 이러한 사연을 기록한 청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마침내 법적 효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50여 년 동안 ‘동성 결혼’을 원한 할머니에게 법적으로 완벽한 결혼을 증명하는 소중한 ‘부조’를 한 것이다. 배우자가 세상을 떠났지만 사회는 그녀의 ‘동성 결혼’을 법률적으로 인정하는 간절함을 외면하지 않았다.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유럽이나 영미 국가들과는 달리 아시아는 여전히 ‘동성 결혼’을 금기하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동성 결혼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라는 발언을 하고나서 인권 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하나의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은 ‘게이 퍼레이드’를 닮은 우리나라의 ‘퀴어 축제’는 여전히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다. 아직은 ‘동성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지바’시가 내년부터 동성 결혼이나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파트너’의 공식적인 자격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통상적인 남녀의 결혼 이외의 다양한 ‘반려자’혹은 ‘파트너’의 법률적 지위와 권리 나이가 상속권까지 인정한 것이다.
도쿄의 한 여대는 남성으로 태어나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터’학생의 입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여대’의 입학조건인 ‘여자’의 생물학적 개념을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으로 확장한 파격적인 결정이다.
몇 년 전,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가 공개적으로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들만의 ‘당당한 결혼식’을 치르겠다며 다양한 포퍼먼스를 선보인 이색적인 결혼식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교회 장로라는 사람이 인분을 살포했다. 남자가 여자와 결혼을 하든 여자와 하든 누군가의 일륜지대사인 ‘결혼식’에 똥칠을 한 것이 과연 ‘하나님의 뜻’이었을까. 타인의 경조사에 부조금은 못하더라도 종교를 빙자해 도심 한가운데서 누군가의 똥이 흩날리는 광경을 보며 씁쓸했던 적이 있었다.
인간에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세상에 던져진 존재이다. 어떤 국가와 가정 환경 그리고 성을 가질 것이냐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다. 우리는 어떠한 의사와 이유도 없이 세상에 던져져 기를 쓰고 살아가 뿐이다. ’인간의 시간‘을 견디며 감당할 뿐이다. 내가 동성애를 하고 당신이 이성을 사랑하고 누군가는 남자이면서 여자 같은 이유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해 줄 수 없다. 우리는 그냥 던져진 존재이니까!
남들과 견주어 ‘다르다’ 나아가 ‘많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고민과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성정체성’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
존재 자체의 ‘다름’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이 없는 것이 ‘인권’이고 선진화된 문화 유산이 아닐까. 신성한 결혼식에 똥 뿌리는 만행은 하나님도 싫어할 듯하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