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여름휴가지 소개와 휴가를 준비하는 이들이 눈에 보이고 있지만 ‘타임푸어’, ‘학자금푸어’, ‘카푸어’ 등으로 이루어진 푸어족에게 휴가는 여러모로 어려운 부분이다.
푸어족은 영어로 ‘가난한’이라는 뜻의 형용사 푸어(poor)에 한자 족(族)을 붙인 말로 웨딩푸어, 베이비푸어, 하우스푸어 등 사회적으로 다양한 푸어족이 양산되고 있으며, 푸어족에게 여름휴가는 그림의 떡과 같다.
실제 사회 초년생 A씨는 직장에 들어와 첫 여름휴가를 맞이했지만 “갚아야되는 학자금을 생각하면 휴가비로 지출하는 비용이 큰 부담이 된다. 학자금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고 생활비를 빼고나면 통장 잔고가 거의 비게 된다. 생활비가 빠듯해 휴가 기간동안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해야할 처지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현재 20대와 30대 중에는 대학 등록금을 대출받은 학자금푸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해 저축은 고사하고 대출금 상환도 벅차하며 생활고를 겪는 이들이 존재한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생활고를 겪는 워킹푸어가 되어 전당포나 고물상에 자신이 쓰던 스마트폰을 파는 이들도 있으며, 투잡을 알아보거나 주말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돈이 부족한 푸어족뿐만 아니라 시간이 부족한 타임푸어도 여름휴가가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경우가 있다. 직장인 B씨는 “입사 후에 계속된 야근으로 입사 전 즐겨오던 취미생활은 다 없어졌고 휴가기간에는 집에서 푹 쉬고싶다. 휴가기간에 여행을 떠나면 좋겠지만, 여행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할 시간도 모자라다. 마음에도 여유가 없어서 이번 휴가에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 1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 여행을 계획한 응답자 비율은 55.2%를 보였지만, 휴가 계획이 없는 이들도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휴가 계획이 없는 국민 대다수는 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가 부족(76.1%)을 답했고 건강상의 이유(15.3%)와 여행비용 부족(12.1%) 등이 뒤를 이었다.
물론 모든 푸어족이 휴가기간 아르바이트와 방콕 등으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자발적 푸어인 여행푸어는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빚을 내 여행을 떠나는 푸어족으로 여름휴가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가까워진 여름 휴가, 정부는 관광공사와 함께 국민들이 휴가를 사용해 여름 국내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이벤트와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지만, 푸어족들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