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추창호 기자]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남극 해역도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남극 지역 탐사에서 채취한 눈과 물을 분석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이 대부분 시료에서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번 탐사 결과를 종합한 ‘남극 지역의 미세 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 보고서를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을 하루 앞두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8개의 해수 표층수 시료 중 7개에서 극세사와 같은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으로 치약, 세정제, 스크럽 등에 포함돼 있다.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나 강으로 유입된다.
해양 부유 물질을 채취하는 장비인 만타 트롤(Manta Trawl)을 통해 분석한 9개의 시료 중 2개에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발견됐다.
또한 분석을 진행한 9개의 모든 눈 시료에서 산업 공정 전반과 소비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잔류성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s)이 검출됐다.
이 물질들은 야생동물의 생식과 발달 장애 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새로 내린 눈(freshly-fallen snow)도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는 대기 중에도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린피스 북유럽의 해양 캠페이너이며 남극 보호 캠페인을 이끄는 프리다 벵쓴(Frida Bengtsson)은 “남극 지역은 청정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남극의 가장 외딴 지역에서도 미세 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벵쓴 캠페이너는 “탐사 팀은 남극 지역에서 수산업이 배출하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도 목격했다. 부표, 그물, 방수포 등이 빙산 사이에 떠 있었고,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이런 쓰레기들을 건져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은, 남극 지역의 놀라운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보호하려면, 남극에서 인간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그린피스는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양 생물 및 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노력을 촉구했다.
한편 그린피스 탐사 팀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남극 지역을 탐사했으며, 잠수함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남극 해저 생태계도 조사했다.
이번 탐사는 남극 해양 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재 유럽연합(EU)이 지정을 요청한 지역은 180만 km2 규모이며, 이는 한국 국토 면적의 18배에 해당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호 구역이 될 전망이다.
이 구역의 지정과 관련된 사항은 올 10월 열리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회담에서 결정된다. [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