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코리아 심건호 기자] 대학교에서는 집이 먼 학생들의 학업생활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한다. 기숙사 운영 원칙은 학교마다 다르며, 통금시간 등의 규칙 등을 적용해 이를 어기는 학생에 대해서 기숙사 배정시 불이익이나 강제 퇴관조치 등을 취한다.
하지만 강제퇴관에 관한 공고가 퇴관당한 학생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인권위의 의견이 나와 퇴관과 관련한 사항을 공고문으로 게시하던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퇴관 대상자를 일부 익명 처리해 공고한 것과 관련, 강제퇴관 공고문 게시 관행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기숙사 생활관생인 진정인은 학교가 기숙사 강제 퇴관을 시키는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등에 “강제퇴관 공고, 8층 이⁕⁕ 생활관생, 흡연 및 비상문 임의개방, 벌점초과(100점)을 하여 생활관 운영규정에 의거 강제퇴관 조치를 취함”이라는 공고문을 붙였다며, 인격권 침해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규칙위반에 관해 공정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재발을 방지하고, 공고를 본 다른 학생들이 기숙사 공실 입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강제퇴관 대상자의 성명을 일부 익명처리 하더라도, 기숙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이 그 대상자가 누구인지 쉽게 정보를 습득해 식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SNS 상에서 학생들이 공고문 사진을 올려 장난으로 댓글을 주고받는 등 진정인의 사회적 평판이나 명예가 훼손됐다고도 판단했다.
또한 학교 측이 주장하는 기숙사 규칙위반 관리는 부정기적 혹은 정기적으로 퇴관 사례를 공개하거나 생활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관련 규정이나 강제퇴관 사례를 소개하는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기숙사 공실을 인지해 학생들이 입소 신청하도록 한다는 목적은 기숙사 공실 알림 공고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학교가 비록 강제퇴관 대상자 이름 일부를 익명처리 했다 하더라도 기숙사 퇴관사유 및 퇴관조치를 엘리베이터 등에 공고한 행위는 피해자의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해당 대학교 총장에게 향후 기숙사 입소생에 대한 강제퇴관 조치 시 해당 강제퇴관 사례를 공고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로 대학교 기숙사 내 강제퇴관 조치에 대한 관행이 변화할 것으로 보이며, 타 학교에서도 강제퇴관조치가 취해졌을 때, 공고와 퇴관 조치가 어떻게 취해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