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송이 들려오고 서로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등 다양한 곳에서 따뜻한 연말을 보내려는 움직임이 가득한 가운데, 직장인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 중 하나인 직장 내부의 소식은 차갑고 무기력감을 안겨주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서는 20일 같은 직급에만 오래 머물러 있는 만년 부장, 만년 과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인은 기업 193개사를 대상으로 승진누락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절반이 넘는 기업에서 승진누락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승진누락자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였지만 ‘승진 인원이 한정돼 있어서’, ‘인사 평가 요건을 채우지 못해서’, ‘회사 재무 사정이 안 좋아서’ 등의 의견도 많은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승진누락자가 가장 많은 직급은 과장으로 나타났고 만년 과장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 능력이 부족한 직원에 대해 내부 평가가 안 좋은 것은 현실적으로 당연한 일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 일에 대한 의욕이 부족하거나 리더십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로도 승진이 누락될 수 있고 피라미드 조직 구조상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함께했다.
잡코리아에서는 앞서 마란 업무 능력이 부족하고 일에 대한 의욕이 부족한 이들 즉, 회사와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들을 ‘오피스잉여’라고 칭했으며 사내에 오피스잉여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남녀 83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오피스잉여의 특징은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는 직원, 항상 무기력해 보이는 사람, 근태가 좋지 못하는 사람, 일이 서툴러서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인터넷 쇼핑 등 딴짓을 많이 하는 직원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피스잉여 존재 유무에 대한 응답은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다니는 직장 내에 오피스잉여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과 공기업 등과 비교해 그 수가 많았다.
“더 노력하면 돼”라는 말로 부족한 능력으로 자리를 지켜온 이들이 승진을 못 한다는 소식도 안타깝지만, 그런 이들을 보는 시선이 ‘잉여’라는 단어로 정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분명 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노력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옳은 답이지만, 혹시 지금까지 그들에게 채찍질만 하는 동료가 혹은 상사이기만 했다면 올해가 가기 전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독려 그리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