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출판 기획사에 다니는 장씨(29·여)는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퇴사를 결심했다. 브로슈어나 리플릿 같은 홍보물을 제작하는 기획사에서 기획팀 직원은 장씨 혼자다. 이에 장씨는 모든 기획을 홀로 맡고 있어 야근이 잦다고 전했다. 자정 넘어 퇴근하는 경우도 많으며 업무가 과중됐을 때는 목요일에 출근해서 금요일 저녁에 퇴근한 적도 있다.
장씨는 회사 자체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늘상 반복되는 업무에 힘이 빠지고 무엇보다 평균적으로 13시간이 넘는 근로시간에 비해 별도의 야근 수당 없이 200만 원이 채 안 되는 월급으로 생활하기에는 빠듯할 것 같아 이직을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약 1988만명)의 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은 242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임금(236만8000원)에 비해 5만5000원(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의 임금 격차 역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5~3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정규직 1인당 월 평균 임금총액은 306만 원인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은 455만4000원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15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534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낮은 연봉으로 위축된 경험’을 조사한 결과, 69.9%가 ‘경험이 있다’라고 답한 적도 있었다. 재직 기업 형태별로는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응답 비율이 7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견기업’(63.2%), ‘대기업’(52.7%) 순이었다. 낮은 연봉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항상 느낀다’(42.1%)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본인의 연봉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직장인들이 희망하는 연봉과 현재 받고 있는 연봉 간의 격차도 컸다. 이들이 희망하는 연봉은 평균 4,074만원으로 집계돼, 현재 받고 있는 연봉(평균 3,160만원)과 9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재직 기업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재직자의 희망연봉은 5,298만원으로 실제 평균 연봉(4,122만원)과 1,176만원 차이를 보였고, 중견기업은 4,708만원으로 실제 평균 연봉(3,734만원)과 974만원, 중소기업은 3,819만원으로 실제 평균 연봉(2,880만원)과 939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연봉은 직장 선택과 근무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연봉을 올리기 위해 업무에 매진해 성과를 내려 노력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회사에 기여한 바에 비해 오르지 않는 연봉으로 이직을 결심하는 이들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