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 그리고 편견… 우리는 아직도 서로에 대해 모른다

대한민국 남녀사이 해결책이 필요하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보호하고 아껴주는 존재가 아닌 서로를 적대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 듯 보인다. 사건 사고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샘 인테리어 성폭행 논란 파문이 화제다.

가구업체 한샘의 여직원이 동기와 선배 등으로부터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샘 성폭행 사건에 대하여 올바른 수사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많은 수의 인원이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은 ‘여성 친화적 기업’이라고 소개했던 과거 한샘 간부의 말에 더욱 분노를 드러내며 사회적으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표출하고 한샘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여성들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게 되고 남성들은 여성을 ‘예민한 과민반응자’ 등으로 해석하는 듯한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는 듯 보여 안타까운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들이 벌어졌을 때, 당사자와 피해자가 아닌 제삼자가 남성과 여성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이러한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성에 대한 일반화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남자는 모두 그래’, ‘여자는 모두 그래’란 말을 평소에도 많이 쓰곤 하는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와 여자는 평등한 존재이며 서로 다르지만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부터 다잡을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교육부 장관의 자문기구로 설치·운영 중인 ‘남녀평등교육심의회’의 관련 법령인 [남녀평등교육심의회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6일 입법 예고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심의사항에 ‘남녀평등 진로 및 직업의식 고취 방안, 남녀평등 고용 활성화를 위한 교육적 방안’을 추가해 직업 분야에서 성별 격차 해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다.

또한, 과학기술 등 여성의 활동이 취약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적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남녀평등교육심의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추가한다. 정종철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심의회의 기능이 활성화됨으로써 학교에서의 양성평등 교육 문화가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러한 방침이 현실적으로 남녀성평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 내 수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정부 기관의 정책 몇 가지로 바뀔 수 있을 리 없다. 학생들뿐 아니라 대한민국 내 사는 누구나 남성과 이성에 대한 가치관을 다시 한번 적립하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이 남성 전체의 문제, 여성 전체의 문제가 아닌 그 사건에 해당하는 사람들만의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버스에서 내리던 한 어머니가 아이가 먼저 내리고 자신은 내리지 못했는데 차가 출발해버리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 그 상황을 인터넷에 알린 한 제보가 있었고 많은 네티즌들이 버스기사를 질타하며 댓글을 쓰고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정황상 버스기사는 충분히 문을 개방한 후 닫았고 교통상황이 문제가 될까 우려해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고 악플과 논란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버스 기사는 한동안 버스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위 사례는 남녀평등과는 별개의 사건이지만, 대한민국 사회가 얼마나 쉽게 피해자의 입장에 동화되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일이었다. 모니터로 보는 사건은 실제와 분명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실제 당사자가 아니라면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기준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만이 교육 대상이 아니다. 사회가 변해가면서 우리도 익혀야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들에게 더 이상 학창시절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던 선생님이 없다. 그러니 스스로 더 배우려고 하고 자신이 더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배우는 것이 남성과 여성을 보는 시선에 대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