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때는 당연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용돈을 벌기 위해, 학비를 벌기 위해 이들은 어린 나이에 사회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스스로가 갖고 있는 가치보다 자신을 낮게 측정하고 최저시급을 받으며 누군가를 위해 일하곤 한다.
문제는 이들이 어린 나이에 돈을 벌도록 뛰어들게 한 대한민국의 사회가 이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알바몬의 지난 설문조사에 의하면, 무려 93%의 알바생이 손님의 비매너로 상처 입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나타났다.
누군가는 알바생에게 “야!”, “알바!”라고 소리치고 누군가는 돈이나 카드를 던지기도 한다. 또한, 알바생이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금액을 깎아달라거나 없는 물건을 갖고 오라는 등의 요구를 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알바생에게 무조건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기도 소리치기도 한다.
알바몬은 알바 근무 중 사과한 경험을 주제로 또 다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의 73.8%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막무가내로 사과할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과를 요구받은 업직종 중 편의점과 PC방에서 일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주차·운전, 고객상담·영업,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사과를 할 때 우선 빨리 사과를 하고 상황을 정리한다,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사과를 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흥분·화를 가라앉히기 위함이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우리 사회는 어린 나이의 청소년, 청년들에게 알바생으로 일할 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법을 익히라고 교육하고 있는 듯 보인다.
상당수의 알바생들이 이러한 사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에 상처를 입는다고 응답했으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했다는 의견도 보였다. 스스로가 잘못했을 때 사과하는 일은 당당하고 멋있는 일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뜻이기에 우리는 초등학교 슬기로운 생활을 배울 때부터 감사 인사와 사과 인사를 공손하게 배꼽 인사하라고 배웠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자,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사과해서 상황이 나아진다면 우리는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서로에게 평등하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어린 나이에 사회 속으로 뛰어든 청년들에게 질책과 갑질을 보여주기보다 용기와 격려를 주는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