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수도권 국문과를 졸업한 윤 모 씨는(25·여) 짧은 회사 생활을 뒤로 하고 구직을 단념한 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졸업 뒤 강남에 위치한 모 성형외과에서 마케팅 신입사원으로 취업했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던 윤씨는 무엇보다 상사의 강압적인 업무 분위기에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 뒤 윤씨는 동네에 있는 편의점에서 오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오후에는 운동하거나 틈틈이 부모님 식당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낸다. 취업을 위해 졸업 유예까지 해가며 각종 스펙 마련을 위해 여념이 없는 친구들을 보며 윤씨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며 본인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취업한 친구들 중 한달내내 야근하는 이들도 있는데, 시간 대비 최저시급이나 다름없는 월급을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팍팍한 삶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실업률은 0.2% 하락한 수치로 집계됐으나 체감 실업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 구직단념자 등 실업자를 포함한 전체 실업률을 따져보면 청년 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2% 상승한 21.5%로 지속적인 증가률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취업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며 지난 1년간 구직경험은 있으나 일거리를 찾지 못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 역시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전체 실업률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체감 청년 실업률에는 반영되기에 실질적으로 체감 실업률을 올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저임금과 고강도 업무를 시키는 답답한 직장생활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낫다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2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대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은 알바가 천직이라고 느껴진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알바생 10명 중 1명은 조직에 얽매이는 직장생활이 답답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오히려 알바가 천직 같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생활만 가능한 돈만 벌면 되는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 등의 이유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