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통틀어 6명만 앓고 있다는 거대백악종은 잇몸과 치아뿌리 부분 백악질에 종양이 지속적으로 자라는 희귀병이다. 종양으로 인해 얼굴이 일그러지고 호흡이 곤란해지기도 하는 거대백악종은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희귀암을 앓는 국내 환자로는 2006년 한 방송을 통해 거대백악종을 앓는 부녀로 사연이 소개된 이영학씨와 그의 딸, 단 2명뿐이다.
거대백악종으로 인해 치아가 제거되고 없어 어금니 하나만 남았다고 하여 일명 어금니 아빠로 불리는 이씨는 2006년 매스컴을 통해 같은 병을 앓는 그녀의 딸과 함께 이야기가 소개된 이후로도 2007년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담은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한인타운에서 모금 운동을 하기도 했으며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통해 딸을 살리려는 목적하에 후원 활동을 열심히 펼쳤다. 여러 매체를 통해 일명 어금니 부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이씨가 개설한 홈페이지에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으며 알려진 후원계좌로 수술비를 후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금니 아빠로 불리며 딸바보의 모습을 통해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이영학 씨가 돌연 살인범으로 세상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씨가 딸의 친구(14)를 살해한 사건이 드러나며 추악한 그의 이중생활이 밝혀졌다.
부검 결과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로 미루어보아, 딸을 이용해 딸의 친구 A씨를 자택으로 유인한 이씨는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고 잠든 A씨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으며 이후 중간에 깨어난 A씨가 이씨를 완강히 거부하자 범죄 행위가 발각될까 두려워 목을 졸라 A씨를 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해당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기초 수급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사치 생활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서울에 집 2채와 외제차 2대 및 국산 고급차 1대를 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고가로 혈통견을 분양받기도 했다.
생계 곤란으로 후원을 통해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고자 했던 이씨의 사치스런 행적이 전해지면서 많은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를 지켜본 일부 네티즌들은 감성팔이로 후원자를 우롱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비쳤으며 기부 문화를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노 섞인 의견도 적잖았다. 또한, 이씨와 같이 기부금으로 본인의 사치 생활을 위해 장난치는 이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투명성을 기반으로 국가 차원에서 강력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시민들도 많았다.
어금니 아빠 사건으로 한동안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날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비치는 이들도 적잖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