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연을 맺고 임신을 하고 생명을 잉태하는 일은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새 생명이 한 가정에 오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저출산과 인구절벽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 받는 부부가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2만 300명이 난임과 불임으로 진료를 받아 2012년 19만 1927명에 비해 무려 14.8% 증가했다. 이 외에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부부의 수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임 치료는 비용적인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10월부터 정부의 난임, 불임 부부 시술 지원에 대한 확대가 있을 것이라는 발표 후 실제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는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막대한 시술비의 부담으로 인해 시술을 포기하고 임신에 대한 희망을 져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의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과 같은 난임 시술과 비급여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던 진찰과 마취, 초음파검사, 약제 등의 진료비용 대부분이 건강보험에 적용되어 난임 부부의 경제적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었다. 실제로 시험관아기 시술은 1회 평균 본인부담 진료비가 3분의 2가량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못 받는 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파악되어 논란이 예상된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기준이 아내를 기준으로 건강보험 적용 나이가 만 44세 이하이며, 지원 횟수 또한 총 10회로 시험관아기 시술 7회와 인공수정 3회로 제한되어 있다.
또 저소득층 위주로 이루어진 기존 난임시술비 지원 사업과 횟수를 연계하기로 하면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 시술비 지원 사업의 횟수를 다 채워 잔여 횟수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 당장 이달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전국 363개의 난임 시술 의료기관이 서비스를 본격 재개하면서 난임 환자들의 어려움은 현실화되고 반발 또한 거세지고 있다. 복지부는 국내외 연구 결과 등으로 기준점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난임 부부는 고령임신, 노산 등의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정부는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이들의 사회적 요구 등을 감안해 난임단체, 의료기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필요한 부분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대하던 부부들에게는 실망감도 클 것이다. 하지만 모두를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대책은 없다. 상호간에 의사소통을 하며 수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도 대책을 마련했다고 뒷짐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효용성을 따지고, 지원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직접적인 청취와 관심으로 대안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