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라고 말하고 자소서 혹은 자소설로 읽히는 그 문서로 대한민국 취준생들은 오늘도 하루를, 일주일을 머리를 싸고 고민하곤 한다. 물론, 인사담당자도 그렇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모두 자기소개서만으로 취직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잘못 써서 떨어지는 경우는 분명 있고 다른 어떤 일보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에도 자신을 소개하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까지 더듬어야 교탁 앞에 서서 자신을 소개하고 발표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취미나 특기를 말하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자유 형식의 자기소개서도 있지만, 살아왔던 배경이나 취미·특기 그리고 경력 등을 묻는 질문에 답을 빈칸에 채워 넣는 형식의 자기소개서도 많다. 자기소개서라는 뜻 그대로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게 아니라 취업을 하고 싶어 자기소개서를 적는 이들에게는 빈칸 속에 정답을 적어야만 합격을 할 수 있다는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한 착각 속에서 ‘자소설’이라고 불리는 현실에는 없는 나 자신의 역사를 써 내려가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를 보고 제대로 된 자기소개서인지 꾸며낸 말인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사람인이 기업 145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시 서류검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핵심 없이 얘기를 늘어놓는 유형의 자기소개서가 비호감이라고 나타났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이 많은 유형의 자기소개서 역시 비호감이라고 전했다.
잡코리아의 조사결과에서도 인사담당자들은 중언부언, 요점 없는 자소서를 싫어한다는 조사 결과가 드러난 바 있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응답한 이들 중 60%의 인원은 기준을 만족시키는 스펙의 지원자임에도 자소서에 문제가 있어 서류전형을 탈락시켰다고 응답했다.
그들이 말하는 가장 호감 가는 자기소개서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한 유형의 자기소개서였다. 그 뒤를 이어 직무 및 기업에 애정이 드러난 자기소개서, 경력 중심의 성과를 나타낸 자기소개서 등을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산만한 것보다는 핵심을 찌르는 자기소개서가 눈에 띄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자소설을 쓰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잡코리아의 과거 설문조사 결과, 취준생의 60%는 실제 자신보다 부풀려지고 과장되게 표현하는 자소설을 썼다고 조사됐고 나의 가치관, 성격과 다른 나를 회사 인재상에 맞춰 고쳐 적었다는 이들도 많았다.
잡코리아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실제로 자소설을 썼다고 응답한 이들의 합격률보다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자기소개서를 적은 이들이 서류전형 통과 비중이 좀 더 높았다.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 이재학 소장은 “기업들이 자기소개서를 통해 보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의 문장력이 아니라 지원자 자신이라는 점을 의외로 많은 구직자들이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사여구와 군더더기를 빼고, 기업이 자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 즉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조언했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나를 매력 있게 보이도록 하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라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해당 기업과 포지션에서 원하는 역량을 꼼꼼히 파악해 작성하고, 일관성 없는 내용이나 표현을 간결하게 수정하는 첨삭 단계를 여러 차례 거쳐 완성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