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AI 발생으로 인해 계란을 수입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계란을 저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하나 싶었다. 매년 그래왔듯 AI는 곧 가라앉았고 많은 논란과 대책에 대한 필요성을 남기며 우리의 머릿속에서 흐려져 가고 있던 계란 문제가 갑작스레 광복절과 함께 우리를 찾아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지난 8월 14일 1개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고 다른 1개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의하면 지금까지 잔류농약 검사는 지속적으로 실시 돼 왔으며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없었다. 이에 식약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해당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에 대해 잠정적으로 유통을 막고 판매 중단 조치를 실시했다. 또한, 정밀검사 후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면 전량 회수, 폐기 조치할 계획이란 것도 함께 전했다.
이와 함께 8월 15일 00시부터 모든 농장의 계란이 출하 중지됐다. 3000수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모든 농장을 대상으로 3일 이내로 전수 검사를 마친 후, 이상이 없는 농장의 계란만 출하가 허용될 예정이다.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현재 정부 측에서 대응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렇게 시행된 전수 검사 결과, 16일 05시 기준으로 1239농가 중 1013농가에 대해 시료 채취를 완료했고 1013농가 중 245농가의 계란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 결과에 따르면 피프로닐 검출 2개 농가, 비펜트린 기준 초과 2개 농가 등 총 4개 농가가 추가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적합 농가의 계란은 전량 회수 및 폐기 조치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서민들의 대표적인 음식인 계란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자 혼란 속에서 계란을 먹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김밥에 계란을 빼서 달라”, “찌개에 계란을 넣지 말아달라” 등 직접 조리되는 음식에서는 계란을 배제하길 원했고 과자나 빵 등 계란이 함유된 식품은 먹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었다.
이는 농가에서 시작된 문제이지만, 유통 구조상 이미 많은 이들의 냉장고나 가게에 혹은 대형 마트 동네 슈퍼까지 살충제 계란이 퍼졌을 거라는 추측에 기반한 행동들이다. 식약처 역시 이러한 부분을 확인하고 대형마트,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 105개소의 계란에 대해 수거검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8월 16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검사를 완료한 84개 업체 중 피프로닐이 검출된 업체는 없었고 비펜트린이 허용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두 업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 업체의 계란을 회수 폐기 조치했고 관련 정보를 농식품부와 공유했다.
많은 이들이 ‘금계란’이라고 부르며 올 초 가격이 오른 계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다. 지금 서민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 역시 안전한 계란을 쓰기 위해 비싼 금액을 주고 사야 한다는 이유로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농협, 이마트 등 대형유토업체와 협조해 계란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적합 판정이 된 농가의 계란을 신속히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형마트에는 현재 계란이 있었던 자리에 라면과 같은 다른 대체 식품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항상 이런 사고가 터지고 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대응법과 예방법을 준비하겠다고 정부 담당 부서에서 말하곤 하는데, 너무나 많은 이들이 다양하게 먹어왔던 계란 속에 살충제 성분이 있었고 이미 우리 몸에 축적돼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과연 정부는 어떤 대책을 보여줄 것인지 의문이며 매년 준비하고 대응해도 발생하는 AI처럼 과연 이번 일도 제대로 된 대응책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인지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