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가운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36.9%로 집계되었다.
취업준비생들이 도전하는 취업시험 준비 분야는 일반직공무원(36.9%), 일반기업체(20.6%), 기능 분야 및 기타(20.1%), 고시 및 전문직(8.3%) 순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대한민국 청년 10명 가운데 4명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는 기형적 현실을 가감 없이 나타내는 수치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취업의 문은 서서히 좁아졌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막연하게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군으로 인식되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사회생활 초기부터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공무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공무원 선호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였고, 어느덧 40%에 육박하게 되었다.
대기업의 취업이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의 취업을 시도하는 청년이 많아야 하는데, 중소기업보다는 공무원으로 시선을 돌린 청년도 많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복지 수준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벌어졌다. 연봉 격차는 민망할 정도로 커졌다. 중소기업은 거의 모든 면에서 대기업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졌고, 이러한 인식도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포기에 불을 지피는 노릇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좁은 문에 들어가려는 수험생은 많은 반면 합격자가 극도로 드물다는 점이다. 3년이 넘는 긴 시간을 투자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2017년 2월 인사혁신처의 발표에 의하면, 4,910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228,368명이 접수해 평균 4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일반행정직 경쟁률은 무려 172.5대 1이었다.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에 비유해도 어색하지 않을 경쟁률이다. 허송세월한 수험생의 미래는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
한 번 사는 삶, 누구나 꿈을 펼치고 싶은 분야가 있고 그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문화, 정치, 행정, 경제, 금융, 전산 등 자신의 청춘을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분야가 한두 곳쯤 있을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청년이 각자 꿈꿨던 모습을 이루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이렇게 청년 각자가 원하는 분야에서 꿈을 펼치는 모습은 이상향일 뿐이다. 하지만 이상향의 건설이 어렵다는 이유로 취업준비생 다수가 공무원에 도전하는 슬픈 현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