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는 AI조차 피해 가는 것인가

비둘기는 왜 조류독감도 피해갈까? (사진제공=픽셀스)

조류독감으로 인해 많은 닭을 폐사시키고 있다는 소식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몇천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매몰당하고 있고 재난대책본부에서는 적극 지원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얼마의 비용이 들었다는 내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어서 빨리 사태가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조류인플루엔자 즉 AI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조류의 급성 전염병으로 닭, 칠면조, 오리 등의 가금류에서 나타나는 병 중 하나다. 또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위험도가 높아 관리대상 질병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분포돼 있고 뚜렷한 증상 없이 경과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국가방역 측면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가축전염병 중 하나다.

조류 인플루엔자. 결국 새들이 걸리는 바이러스라는 뜻인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를 조리해 먹어서가 아니라 심하게 오염된 깃털이나 먼지, 분뇨 등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돼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보건기구(WHO)의 발표에 의하면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한 경우도 없었다. 사실 안심하고 살아가면 특별히 일반인에게 조류가 다가갈 일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조류가 한 종류 있었다. 그것도 우리 아주 가까이.

“비둘기”

비둘기 분명 조류다. 늘 우리 곁에서 날기보다는 걸어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새인 것은 확실하고 우리는 사실 비둘기는 AI에 감염되지는 않았을까 우려의 눈초리로 바라보곤 한다. 다행히 국립환경과학원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2014년 이후 비둘기 456개체에 대해 AI 바이러스를 꾸준히 조사했으나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난 6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확인한바,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가 발생한 2015년 8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16개체 또 H5N6형 AI가 발생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 5일까지 47개체에 대한 검사한 결과 모두 AI가 검출되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역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비둘기에게 AI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고 검출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의 경우 4개 대륙 24개국의 32개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진 측은 비둘기류를 AI에 감염될 수는 있지만, 증식 또는 확산할 수 없는 종결 숙주라고 평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인 AI의 특성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발견될 때마다 감염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감염사례의 결과를 살펴보면 아직까지 비둘기에 의해 AI가 전파된다거나 비둘기 자체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 손한모 AI예방통제센터장과 국립환경과학원 정원화 바이오안전연구팀장은 “비둘기가 AI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낮은 가능성도 차단하기 위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거나 접촉하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