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는 9일 아동학대 예방 및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세미나에서 날로 증가하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늘리고, 광역아동보호전문기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이순희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의원은 9일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세미나’에서 “1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3개~4개 시군을 담당하는 경기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라면서 “경기도 아동보호 및 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에 31개 시군에 아동보호전문기관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1시군, 1개 아동보호전문기관 설치는 아동학대 조기발견과 효과적 대응에 필수 요소”라고 강조하고,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광역 아동보호전문기관 설치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는 도내 12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주관한 것으로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를 비롯한 아동복지 관련 관계기관, 학계,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경기도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의 문제로 상담원들의 업무량 과다, 제공 서비스 부족, 지역별 편차, 높은 재학대율 등을 꼽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아동학대 예방 및 효과적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형모 경기대 교수는 이날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한국형 아동학대 대응시스템 모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이 모델에서 112, 119, 129, 일반전화 등 다양한 경로의 신고경로를 경찰로 일원화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전담하고 있는 현장조사와 학대혐의 판단 기능을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공공팀에서 담당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공공팀은 가족 상황에 맞는 지원서비스를 찾는 가족지원과 학대혐의 판단 및 사법절차를 지원하는 조사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김 교수는 한국형 아동학대 대응시스템 모형 개발에 앞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인력확대와 전문성 강화, 실질적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라면서 “지역사회 내 복지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복지의 허브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여성가족위원회 전민경 박사는 도시 규모에 따라 의심 신고와 학대판정에 지역별 편차가 존재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사회 협력체계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 박사에 따르면 중소도시를 100%로 봤을 때 의심 신고의 경우 대도시는 350%, 소도시는 61%, 학대판정은 대도시가 297%, 소도시는 57%로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내 31개 시군을 규모에 따라 대·중·소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10개가 넘는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난해 경기도 아동학대 현황이 발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미호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의심 건수가 5,949건으로 전년 4,217건 대비 41%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4,338건이 학대판정을 받아 2015년 2,973건 대비 4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김 관장은 특히 “학대행위자 유형을 살펴보면 친부모와 계·양부모 등 부모가 3,638건으로 전체 83.9%를 차지하고 보육교사, 학원 종사자 등 대리양육자가 413건으로 9.5%, 친인척이 163건으로 3.7%, 타인이 124건으로 2.9% 등 순으로 나타났다”면서 “아동학대 예방에 있어 부모교육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아동학대를 막아 아이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과제”라며 “오늘 나온 제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아동학대 없는 밝은 사회를 열어가도록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