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 내 CCTV가 설치된 곳이 많다. 사건 사고를 예방하는데 CCTV가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금은 다른 경우지만, 어린이집의 경우 CCTV 설치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데 중추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돼 지난 4월 CCTV 설치율 99.9%를 달성한 바 있다. 또한, 2015년 상반기 범죄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CCTV가 설치된 장소에서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약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CCTV가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이 장치를 남용하고 있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의하면, 알바생 10명 중 7명은 아르바이트 도중 감시를 당한 적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감시방법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2.5%가 ‘CCTV를 설치하고 지켜본다’라고 답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알바생을 믿지 못한 결과, 안타깝다’, ‘알바생의 프라이버시 침해’, ‘불쾌하고 부당’하다는 의견과 이어졌고 갑과 을의 위치에서 알바생이라는 이름의 을로서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일 중 하나로 여겨지는 듯 보였다.
최근 인권위의 ‘정보통신기기에 의한 노동인권 침해 실태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30% 역시 회사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물론, 처음 설치 의도는 안전을 위해서, 사고 예방을 위해서였을지 몰라도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행동을 볼 수 있는 도구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감시용 장치로 만들어 버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아무런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CCTV는 현재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도청 혹은 녹화된 내용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장비 중 하나다. 내가 일하는 사업장에 몇 대의 CCTV를 두어도 괜찮고 그 설치에 관해 근로자나 알바생에게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다.
누군가는 CCTV는 증거확보와 화재 예방, 도난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려는 이들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감시받아야 하고 각자의 수당을 받으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인권이 침해되더라도 안전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이 가장 옳은 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