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대학교 졸업 이상 고학력층 실업자는 50만명에 육박한다. 학원을 다니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 등을 포함한 대졸 인구는 350만명이다. 이는 수치상에 나타난 숫자로 실제로는 이 수치를 웃도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가운데 고시생, 공시생과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뜻하는 ‘소시오패스’가 만나 ‘고시오패스, 공시오패스’라는 용어가 생겼다. 실제로 7급 공무원 시험을 2년째 준비하는 이모(27)씨는 “2년 째 똑같은 삶의 패턴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감정은 메마르고 예민해지기만 하는 것 같다. 요새는 부모님께 전화가 올까봐 핸드폰을 두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
이처럼 공무원 시험 외에 여러 고시를 준비하는 이들은 자신의 예민함이 얼마나 과한지 모른체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독서실에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경쟁자이며, 또 1년을 남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계속해서 민감해지고 까칠해진다는 그들.
이들은 시험 탈락에 대한 압박감과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등 여러 감정의 고통속에 짓눌려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며, 대다수가 시험 준비를 그만두면 ‘할 수 있는게 뭔지 모르겠다’ 라는 반응들이다.
어쩌면 사회가 그들의 마음을 절벽 끝까지 밀어붙인 것은 아닐까. ‘난 분명 무던하고 둥글둥글한 사람이었는데…’ 라며 깊은 한숨을 쉬는 고시, 공시생들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상처를 받으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최근 어버이 날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8)씨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커서 늦은 시간 전화 대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새로운 정책이 쏟아질 상황에서 이들에게 새로운 짐을 안기는 것이 아니라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