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환갑잔치를 보기 힘들다. 의학발달과 함께 사회가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증가하여 100세 시대가 도래했기에 더이상 환갑을 크게 챙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령층에 접어드는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와 함께 고령화 사회 진입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은퇴후 제 2의 인생을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은퇴후에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노후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은 은퇴후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후대비를 못하고 은퇴한 이들을 리타이어 푸어라고 한다.
리타이어 푸어(Retire Poor)는 노후대비를 못하고 직장을 떠난 가난한 은퇴자다. 은퇴를 하면 든든한 연금보장으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은퇴후의 생활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 시기를 맞는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상당수가 노후 준비가 불확실한 채 은퇴후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2차 대전이 끝난 46년 이후 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쟁의 참화로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러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온갖 고생을 했던 세대이다.
이들은 어린 시절에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두레박으로 퍼 올린 우물물로 쓰라린 배를 채워야 했고, 봄마다 식량이 떨어져서 초근목피로 멀건 죽을 쑤어서 먹으며 보릿고개를 넘겨야 했다.
그렇게 힘겨운 시절을 보내어 경제 대국으로까지 성장하는 동안 정작 자신은 변변한 옷 한 벌 가지지 못한 채이었지만, 자식들이 잘 자라주는 모습에 감격하고 사회적으로 출세를 하는 모습에 온 세상을 얻은 듯 기뻐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베이비부머세대가 이제 리타이어 푸어가 되어서 사회에 내팽개쳐 지고 있다.
연금 등 복지제도가 취약한 한국에서는 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각 구청의 일자리사업팀이나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민간이 운영하는 실버잡 등 구직사이트가 있지만 정보력이 떨어지고 인터넷 사용 등에도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겐 문이 높다.
또한, 노인 일자리의 대부분은 최저 시급 수준이며 노인들의 능력과 기존 경험을 활용할 만한 직업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대부분 단순노동직이다.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노인 일자리 창출은 꼭 해결해야할 과제다.
한 결혼식 주례사에서 “혼주석에 앉은 부모님 세대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주역입니다. 하지만 사회학자에게 그들은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바친 마지막세대가 될 것이며, 자식들에게 효도 받지 못할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62%가 노후 준비를 못하고 노후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혼주석의 부모님이 효도 받지 못한 첫 번째 세대가 되지 않도록 늘 챙겨드리고 효도해 주십시오”라는 주례사가 있다고 한다.
인생의 황혼기, 정말 황혼을 맞이하기 위한 사회의 노력과 세대갈등의 해결안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