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아시아권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세계적 외식 브랜드 피에프창의 창업자 필립 치앙(Philip Chiang)
미국 최고의 아시안 비스트로 피에프창(P. F. Chang’s)을 한국에 론칭한 에렉스에프앤비(ELX F&B)는 필립 치앙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현장에 있었던 곽기훈 전무도 피에프창의 독창성이 한국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외식 기업이 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의 문을 두드린 이유, 에렉스에프앤비와 손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11월 문을 연 피에프창 코엑스몰에서 곽기훈 전무를 만나 들어봤다.
왜 한국인가?
피에프창은 미국과 유럽 16개국에 2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아시안 비스트로다. 창업자인 필립 치앙과 그의 어머니 시실리안 치앙(1920년생)은 현재도 메뉴 컨설턴트로 일하며 피에프창의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다. 모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피에프창의 콘셉트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맛의 근간이 변하지 않는 아시안 푸드에 뿌리를 뒀다.
“쉽게 말하면 한국 음식을 가지고 미국에서 재해석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계획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아시안 비스트로로 미국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 재진입한다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일 수 있다.”
하지만 피에프창이 아시아 진출의 발판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시기가 된 만큼 그것을 테스트할 확실한 시험 무대를 찾는 것이었다. 이때 한국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검증 시장으로 떠올랐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외식 서비스에서 한국 소비자만큼 까다로운 고객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일본과 중국 진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깔렸다.
둘째는 에렉스에프앤비의 기업 이미지와 실적이 큰 신뢰를 보였던 탓이다. 에렉스에프앤비는 국내에서 외식 사업으로 36년간 지속된 흔치 않은 기업이다. 사업 분야가 분식, 급식, 호텔까지 두루 분포되어 소비자 요구 분석에도 철저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외식 사업이 양적 확장에만 몰두하는 현실에서 가맹점을 직영 체제로만 운영해 내실을 다지고 파트너와 상생하는 경영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점이 세계 굴지의 외식 기업의 비전과도 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피에프창인가?
곽기훈 전무는 앞으로 에렉스에프앤비가 더 많은 고객과 함께하는 외식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므로 피에프창의 시험이 에렉스에프앤비의 시험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까다로운 한국 고객,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인에게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세계적인 외식 트렌드를 소개할 목적이 있었지만 피에프창의 맛과 경영 철학은 트렌드라고 하기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피에프창은 피에프창’이라는 말이었다. 트렌드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 수 있는 독창성만이 지속가능한 브랜드이며, 세계 어디에 진입해도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탁월하지 않으면 그저 유행에 그쳐 사장(死藏)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에프창의 탁월한 맛, 아시아에서 이제 시작돼
피에프창 한국 출시에 맞춰 34명의 미국 트레이너가 국내에 들어왔다. 각국에서 가장 유능한 홀, 주방 트레이너가 두 달 전부터 집중 교육을 시키고 있다. 본사의 철칙은 ‘우리의 파트너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도덕성이 피에프창의 탁월한 맛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힘이라고 곽기훈 전무는 말했다. 그도 에렉스에프앤비의 경영 철학이 피에프창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피에프창은 에렉스에프앤비 역사와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것은 고객과의 약속이며, 기업의 비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