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영위하도록 돕지만, 사생활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현실에서와 달리 ‘말 한마디’가 천 리를 가게도 한다. 그래서 명예 훼손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A 씨는 인터넷에 댓글을 달았다가 명예 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하는 일을 겪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앞이 캄캄하기만 한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려 법률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러나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니 긴장을 했고 변호사와의 대면은 불편하기만 했다. 과도한 긴장 탓에 변호사에게 꼭 해야 하는 말도 못 했다.
명예 훼손뿐만 아니라 각종 소송에 휘말릴 때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 즉, 의뢰인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소통은 재판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무엇보다 의뢰인에게 편안하고 친절한 사건 해결을 책임지고자 젊은 변호사가 모여 이룬 법무법인 젠을 찾아가 명예 훼손 전문 구본권 변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법무법인 젠은 어떤 곳인가요
A. 법무법인 젠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며 일하던 7~10년 정도 경력의 젊은 변호사들이 모인 로펌입니다. 비슷한 나이의 변호사가 모여 있기 때문에 서로 소통이 잘되며 각자의 분야에서 충실하면서도 부족한 분야의 사건은 서로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뢰인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드리자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Q. 젠의 변호사님들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인가요
A. 젠의 대표 변호사인 류은아 변호사는 언론 관련 소송이나 행정소송 전문가고, 저는 주식회사 관련 소송과 명예 훼손 사건 전문가입니다.그리고 박배연 변호사는 가사 소송과 형사 소송 전문, 최성호 변호사는 IT 회사, 게임 회사와 스타트 업 전문, 이비룡 변호사는 부동산 관련 일반 민사 전문가입니다.
Q. 보통사람들에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권위자로 비치기도 합니다. 특히 소송에 휘말려 믿을만한 변호사가 필요할 땐 더욱 그렇죠. 법무법인 젠은 의뢰인이 최대한 편안할 수 있도록 친절한 상담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습니다
A. 의뢰인은 로펌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부담되고 경직된 분위기에 긴장하게 되는데 변호사와 상담할 때도 긴장을 늦추지 못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법률지식이 없는 일반인인 의뢰인은 사건의 해결 가능성과 그 방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변호사는 그러한 의뢰인에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의뢰인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해요.
법무법인 젠은 변호사가 직접 의뢰인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담합니다. 상담하는 과정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변호사가 사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의뢰인이 궁금해하고 답답해하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도 하죠.
Q. 구본권 변호사님의 전문 분야이자 최근들어 의뢰가 많아진 명예 훼손이란 어떤 죄(罪)인가요
A. 몇 년 전만 해도 명예 훼손은 동네에서 허위 소문이 난 경우에 소문낸 사람을 처벌해 달라고 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현재는 인터넷 상에서의 글만으로 명예 훼손으로 처벌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을 규율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로 처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아셔야 하는 점은 많은 분들이 진실을 적어 올리는 것은 처벌이 안 되는 줄 아시는데, 진실을 올려도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이 됩니다. 비방의 목적이냐 아니냐는 법원에서 판단하지만 글을 올렸을 때 누군가가 굉장히 기분 나빠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명예 훼손이 적용되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변호사님이 진행했던 명예 훼손 소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군복무 대체로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 중에 맡은 사건이에요. 당시 제 의뢰인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피해를 본 여성이 인터넷에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성형외과 홍보 글에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받은 피해를 언급한 댓글을 기재했는데 그 댓글 하나로 명예 훼손으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을 상황이었죠. 제가 1심, 2심, 3심 모두 진행했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어요. 그 사건을 제가 열심히 변호했던 이유는 그 댓글은 명예 훼손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를 행한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음식점의 음식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영화가 재밌는지 재미없는지를 소비자가 판단하고 알리는 것처럼 성형 수술 결과 또한 만족스러운지 아닌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참고. 대법원 2009.05.28. 선고 2008도8812 판결[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 훼손)] 종합법률정보 판례)
Q. 비방의 목적이나 악의를 갖고 글을 기재하는 것은 규제가 필요한 일이자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두가 주의해야 할 점인 것 같네요. 반대로 누군가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누군가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때 주의할 점은, 인터넷 게시글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 글 전체를 캡처해서 저장해 놓으셔야 하고, 글을 게시한 사람의 아이디나 별명 부분 및 게시한 시각이 나온 부분도 함께 캡처해서 저장해 놓으셔야 합니다. 아울러 신속한 권리 구제 방법으로는 그 글이 게시된 곳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해당 글의 게시 중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증거를 다 저장하고 난 뒤엔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을 막도록 하셔야 합니다.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0조 제3항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