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가발의 달인‘ 편을 본 사람이라면 에이스 가발 공장 김교자 대표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본지 기자가 직접 만나본 김교자 대표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마저도 웃게 만들 수 있는 ‘웃음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었다.
에이스 가발 공장을 방문하니 가발에 붙이는 접착제 냄새가 약간 났다. 그래서 “냄새가 좀 나요“라고 말했더니 “냄새가 나요? 난 하나도 안나요“라고 말했다. 가발을 만들어 오면서 접착제 냄새를 맡은 것만 35년째라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공장 내 화학약품 냄새 마저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가발을 사랑하고 장인 정신으로 가발을 만드는 가발의 장인이 돼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니 “말 잘 할 줄 몰라요“라고 빼더니 이내 이런 저런 얘기를 술술 풀어 놓는다. 그는 “처음에는 일보다 사람 상대하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라며 “정말 잘해주고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돌아서고 나니 남보다 못한 사람이 돼 있기도 하고…”라며 아쉬워 했다. 이곳에서 여성 CEO로서 혼자 직원들을 상대해야 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여성이다 보니 때로는 오해나 말썽들이 생겼다.
김교자 대표는 그런 일들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넘어갔다. 그는 “지금은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없어요“라면서 “제 또래 여자들은 보통 집에서 살림하는 경우가 많지만 내 경우엔 여기 나와서 별 일 다 겪으니까 집에서 겪는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거예요“라고 말했다.
좋은 점은 또 있단다. 그는 “안 좋을 일이나 걱정, 근심이 있을 때 여기 와서 일하고 나면 잡념이 싹 사라지고 걱정 근심이 없어지고 기분이 상쾌해지고 맑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여기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어찌보면 참 감사한 일이지요“라며 웃었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김교자 대표는 특유의 웃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보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 또한 갖고 있었다. 사람마다 ‘죽지 못해 이 일을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이 일을 한다‘는 등의 내 의지가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해 힘든 일을 하고 있으므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본인의 일을 즐겁게 여기고 감사한 일이라 여길 수 있었기에 ‘달인‘이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라 여기며 불평할 시간에 몸을 움직이고 일에 집중하며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김교자 대표. 가발 업계에서는 1순위로 알아준다는 김 대표의 사업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