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보다 더 큰 재앙, 교통사고 종식해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의하면 7.4일 이후 메르스 신규 확진 환자는 없으며, 입원 중인 양성 환자는 1명뿐이라고 한다. 아직 종식 선언은 못 했지만 메르스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다.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란 불청객의 위험에 온 국민이 얼마나 위축되고 떨었던가? 다시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이 발생하지 말아야겠다. 그러한 마음에서 꼭 한 번 상기할 일이 있다.

바로 교통사고다.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은 사람이 2012년 전국에서 5,392명, 2013년에는 5,092명이었다. 올 들어서도 2,665명이 사망했다. 서산경찰서 관내에서만 벌써 36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명이 늘었다.

교통사고는 그 나라의 교통문화, 교통질서와 비례한다고 한다. 2012년도 차량 1만 대당 나라별 교통사망사고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2.4명, 일본 0.6명, 프랑스 0.9명, OECD 평균은 1.2명이었다. 부끄러운 통계다. 성찰이 필요하다.

한 해 인명 피해만으로도 전국에서 36명이 사망한 메르스보다 150배는 더 크다. 이러한 재앙이 버젓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그 심각성을 알지 못하니 이 또한 큰 문제다.

교통사망사고의 원인을 분석해보니 안전운전 불이행, 무단횡단과 같이 주의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교통사고야말로 시민의식이 낮아서 발생하는 후진국형 인재(人災)다. 관심만 갖고 주의하면 메르스보다 더 쉽게 예방할 수 있다.

사고를 낸 사람이나 목숨을 잃은 피해자가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니다.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이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우리 이웃, 우리 가족이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어서도 안 되겠다.

나부터 과속·난폭·졸음운전을 하지 말자. 지금부터 신호를 준수하고 안전운전을 하자. 온 가족이 무단횡단을 하지 말고, 차도를 함부로 걷지 말도록 가정에서부터 각오를 다지자. 사고도 사람이 내고, 그 피해도 사람이 입는 것이 교통사고다. 사람이 조심하면 교통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태안 앞바다가 기름 범벅이 됐을 때, 세계가 암담하게 지켜보고 있을 때 스스로 참여하여 청정해역으로 만들었던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 시민의식으로 메르스도 극복했다. 어떠한 위기도 함께 참여하고 극복하는 1등 국민의식의 자긍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그 자긍심으로 교통사고의 재앙을 극복하자. 경찰이 앞장서겠다. 경찰인력과 장비를 교통사고 예방에 집중할 계획이다.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안전교육과 교통시설도 보강하겠다.

주민과 기업, 시민단체, 공무원과 관공서가 다함께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자. 사고 예방에 동참하자. 국민이 함께하면 교통사고도 메르스처럼 종식시킬 수 있다. 한 해 5,000명이 넘는 희생을 막을 수 있다.

아침 상머리에서 온 가족이 안전을 다짐하고, 길을 나서면서 그 다짐을 실천하자. 걸어서 학교에 가는 자녀도, 운전대를 잡고 출근하는 아빠도 더 살피고 조심하면 오늘 저녁도 온 가족이 저녁 상머리에 모여 앉아 행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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