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자주 찾는 단골 맛 집, 단골 세탁소, 단골 극장은 어디인가? 그 곳을‘단골’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 제각각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찌되었든 당신은 그 곳이 마음에 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혹시…‘단골 펜션‘은 들어보셨나?
강화도 화도면 내리에 위치한 펜션‘바다소리’는 유독 단골손님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올 해로 펜션 운영 10년차인 유명상 씨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사랑이 묻어나는 펜션
“그냥 자리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마니산도 5분 거리에 있고, 동막 해수욕장도 자동차로 금방이고… 저희 펜션이 강화도의 딱 중앙에 있거든요”유명상 씨는 그렇게 말하며 특유의 서글서글한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실제로 펜션의 위치는 강화도의 어느 유명지를 가더라도 자동차로 10분 내외로 밖에 걸리지 않아 나들이나 드라이브에 최적이다. 또 바로 옆으로 선수선착장이 있어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하지만 그런 이유로 10년 단골이 되기는 쉽지 않다. 인간은 그리 단순하지 않으니까.
해답은 펜션을 운영하는 유명상 씨. 바로 본인에게 있었다.
강화도 토박이로 자라나 평생 고향땅을 떠난 적이 없다는 그는 젊은 시절, 지금의 부인인 장보인 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한다. 평생 농사꾼이었던지라, 처음에는 버섯 농사로 생계유지를 했었다고. 그러던 중 부인의 임신 소식을 전해 듣고 마냥 밭일에만 집중 할 수 없어 시작한 게‘바다소리’의 시작이라고 한다.
부인을 향한 유명상 씨의 애틋한 사랑은 펜션의 여기저기에서 묻어난다.
포켓볼과 음료를 유독 좋아하는 부인을 위해 펜션에 당구대와 카페를 만들고, 그녀가 평생 소원하던 벤틀리 자동차도 구입하여 현재는 손님들 픽업용으로 사용하는데, 젊은 20대 커플이나 결혼을 앞둔 30대들에게 신혼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주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객실도 6개 중 5개가 커플들을 위한 전용 룸이라서 어느 펜션보다도 조용하고 둘만의 낭만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이다. 강화도가 낯선 이들에게는 직접 동선 거리도 짜주고, 망둥어 산란기에는 낚싯대도 대여해준다니 재미난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정성과 신뢰가 묻어나는 곳
청결 문제에도 유명상 씨는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침구는 흰색을 고집하여 떼 묻지 않음을 표출하고, 스파 물도 에어가 생기지 않게 손님의 예약을 받고 난 뒤 시간을 책정해서 받는다고. 가끔 의심 많은 손님에게는 유명상 씨가 직접 스파 물을 마셔 안정함을 보증 한다.
“저는 여기 살고 있으니까 대수롭지 않지만,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정말로 자신의 귀한 시간을 쪼게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하러 오시는 거잖아요. 그 분들의 휴식을 제가 방해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손님들이 퇴실하실 때도 항상 배웅을 나간다는 유명상 씨.
그럴 때마다 손님들이“또 올게요”라고 말씀하시는 게 기분이 참 좋다고.
“펜션 운영을 10년 하고 보니, 이제 단골손님들이 저희랑 비슷한 연배가 되셨거든요. 그 분들한테 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 꿈이 70년 동안 이 일을 계속 하는 거니까. 제 망상일 수도 있지만, 그럼 그 손님들도 그때까지 저희를 찾아주신다는 건데… 그러려면 저 자신이 우선 노력해야죠. 그래서 요즘에는 저하고 애기 엄마랑도 서비스 관련된 책이나 인테리어 잡지도 꾸준히 읽으면서 감각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다만, 최근에 강화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때문에 손님이 예전만 못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며, 빠른 시일 내에 그러한 것이 벗겨졌으면 좋겠다고 유명상 씨는 소망했다.
어찌되었든, 그를 보면서 사람들이 왜 그토록‘바다소리‘의 단골이 되었는지 어림잡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마 유명상 씨의 부인에 대한 사랑과 소탈함을 닮고 싶어 찾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