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영상 시대가 온다”… ‘내 손에 방송국’ 안영호 대표

▲‘내 손에 방송국’을 설립한 안영호 대표. (사진제공=내 손에 방송국)

“모바일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지금, ‘내 시대’는 분명히 옵니다.”

잘 다니던 지상파 방송국을 나와, MCN(다중채널네트워크) 브랜드 ‘내 손에 방송국(내방)’을 창업한 안영호(32)대표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안 대표는 “MCN 사업이 크게 뜰지, 금방 질 지는 ‘모 아니면 도’지만, 내 시대는 분명이 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다들 만류했지만, ‘시대는 변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며 밝게 웃었다.

안영호 대표가 설립한 ‘내 손에 방송국’은 SNS를 기반으로 홍보영상 구성, 제작, 바이럴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MCN 브랜드다. SNS 바이럴 마케팅 및 MCN 영상 제작을 사업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 ‘내방’은 강원도 투자유치 홍보영상, 클레이DIY브랜드 ‘FIMOLAND’의 아트 강의,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 인포그래픽 영상 등 20여 편의 영상을 제작했으며, 오는 20일에는 SBS의 첫 MCN 콘텐츠를 장식할 예정이다.

학창시절 방송반 활동부터 SBS 프리랜서 PD까지. 안 대표는 ‘영상 외길’을 걸어 왔다.

첫 시작은 중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8mm 아날로그 캠코더로 학교 생활을 촬영해 비디오 테이프로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 줬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방송반에서 친구의 동아리 공연 영상을 제작해 ‘디오데오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상을 더 배워보고 싶어 들어간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는 MBC 드라마 ‘대장금’ 일본인 팬미팅을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하기도 했다.

군 제대 후 그는 ‘영상 구성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SBS FD(방송연출보조원)로 지원서를 내게 된다. 그는 “촬영과 편집만 할 줄 아는 ‘기술자’가 아닌, 흡입력 있는 촬영, 구성으로 시청자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었죠”라 설명했다.

SBS에서 1년 남짓의 FD생활을 거친 그는 ‘그것이 알고싶다’ 조연출, ‘한밤의 TV연예’, ‘짝’, ‘심장이 뛴다’ 등 SBS의 간판 프로그램에서 프리랜서PD로 6여 년 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어느 날, 정형화된 체계에 지루함을 느끼던 안 대표는 마침 페이스북 등지에서 짧게 치고 올라오는 영상을 보며 변화를 직감했다.

“어느 날 방송을 하다 보니, 저조차도 TV로 방송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 때 ‘아, 시대가 변하는구나’ 확신했습니다.” 안 대표는 “기존 지상파 신호로 보내는 영상은 길고, 굳이 찾아봐야 하는 반면 SNS 영상은 언제 어디서나 내 손으로 들어옵니다. 심지어 제게 맞는 맞춤형 콘텐츠로 말이죠. 시청자에 꼭 맞는 영상을 제작하고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라 덧붙였다.

‘내 손 안의 콘텐츠’에 확신을 느낀 그는 방송사를 뛰쳐나왔다. “더 나이 들고, 지금 생활에 익숙해지기 전에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하고 싶은 걸 해 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금 그는 PD, AD, 작가 등으로 구성된 6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는 ‘내 손에 방송국’ 대표가 됐다. 창업 자금 7000여 만원은 살고 있던 집의 전세 자금을 빼서 마련했다.

‘내방’은 홍보 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 페이지, 네이버 카페 등 SNS를 통해 업로드 하고,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작업을 이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제 막 출발한 ‘내방’은 SBS의 새로운 MCN브랜드 ‘모비딕’에 송출할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SBS가 ‘예능 모바일 브랜드’로 이름 붙인 ‘모비딕’에 올라갈 첫 영상은 20일에 업로드 될 예정으로, 개그맨 양세형의 인터뷰로 진행되는 ‘숏터뷰’가 올라간다.

그는 SNS를 기반으로 하는 영상 제작에 대해 “SNS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상파, 케이블 방송은 불특정 다수에게 영상을 쏘지만, SNS는 이용자들의 성별, 나이, 관심사 등을 데이터베이스 자료로 만들죠. 리모콘 들고 기다리지 않아도 SNS를 여는 순간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니, 이건 엄청난 장점입니다.”라 설명했다.

그의 사무실은 염창동의 한 옥탑방에 위치해 있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책상, 냉장고 등의 집기는 그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하나씩 가져다 채웠다.

‘인생은 짧아도 좋다. 당장 내일 죽어도 여한 없게 즐기자!’란 좌우명을 가진 안 대표. 이 좌우명처럼 안 대표는 재미 있는 영상을 촬영하며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나는 뭐 해서 먹고 살지’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너는 뭘 해봤니?”라 되묻는다. 이어 “우리나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비해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스스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모르는 거죠. 자신을 되돌아보며, 뭘 했을 때 다른 일에 비해 집중했는지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라 조언했다.

‘내방’의 비전에 관해 그는 “시장성에 맞춰 영상을 제작하는 새로운 방식의 팀이 구축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제는 SNS 마케팅의 시대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힘은 바로 영상이죠. ‘내방’은 영상 구성, 촬영,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서 강점이 있습니다”라 설명했다. “연·월로 계약해 외부제작보다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그 점에서 영상 제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겁니다.”라 덧붙였다.

“식상한 다큐멘터리 같은 뻔한 거 말고, 생활 속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안 대표. “영상 속에 사람 사는 향기를 전달하고 싶어요”라 말하며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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