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의 대표적 명문, 홍익대가 실기시험을 폐지했다. 이는 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학원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학원 경력이 24년째에 이르는 꼬레아트미술학원의 이선미 원장을 만나 새로워진 대학 입시의 경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꼬레아트미술학원은 미대 입시 중에서도 디자인과 한국화을 전문으로 하는 학원이다. 대학입시와 예중·예고입시뿐 아니라 중등미술임용시험에 대한 대비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학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대표 이선미 원장은 최고의 명문 사학 홍익대에서 동양화전공으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친 현업 화가다. 이 원장의 작품은 꾸준히 아트페어에 출품되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 정도 개인전을 갖는다. 남다른 그녀의 재능은 유전으로 이어져왔다.
“외할아버지가 구슬공예를 하셨고 아버지가 사십 년째 동양화를 그리신 저명한 화가십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서너살 때부터 붓을 쥐었고 디자인을 15년째 연구하고 있습니다.”
안양예고의 동양화 분야에서 3학년 전임교사를 담당하기도 했던 이선미 원장은 작업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누구보다도 입시 전반에 대해 폭넓은 식견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가 93학번이거든요. 전공실기와 석고소묘로 대학을 갔기 때문에 빛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루 어질 수 있었고 그래서 인지 디자인에 대한 연구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죠.”
홍익대가 실기를 폐지함에 따라 여러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 원장의 견해는 어떠할까.
“입시 전체가 예전의 홍대 스타일에서 서울대, 이대 스타일로 이동 중입니다. 대학입시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요. 학생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소양이 있거든요. 입시는 그 여부를 판별하는 겁니다.”
이선미 원장은 미술실기 지도 시에 범하기 쉬운 오류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다.
“미술실기 지도 시에 고유한 이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꼬레아트는 그림 전체를 관통하는 시야를 길러준다는 면이 다르다고 볼 수 있어요. 채점 기준, 즉 어디에서 점수가 나오고 구조를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이런 세부적인 부분까지 정확히 알려줍니다. 점 하나를 찍어도 이유가 있어야 하거든요. 객관적인 범주 안에서 각 대학의 교수님들이 원하는 그림을 찾아줘요. 상위권 점수를 받은 작품들은 저마다 공통점이 있거든요. 이를 토대로 완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분석을 하고 이론 수업을 합니다. 주먹구구식 수업과는 차원이 다르죠.”
자체적인 정보의 축적량과 교수법이 워낙 특출하다보니 모방하려는 업체도 많다.
“한번은 공개특강을 하는데 경쟁학원에서 사진 찍고 녹음 해 가더라고요. 그런 학원에서 배울 학생들이 걱정되는 측면도 있죠. 너무 일찍 시험을 보게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무르익지 않았을 때 시험을 보게 하면 불완전한 그림을 양산하게 되죠. 어느 정도 역량이 올라와 스스로 시안을 짤 수 있을 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꼬레아트미술학원은 미대 입시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기초를 잘 다지며 특히 현장에서 시간을 안배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먼저 입시 실기진도를 고2 겨울방학 때 쯤 어느 정도 완성시켜서 전국규모의 대학실기대회에 참가시켜요, 시험장 상황의 적응훈련과 시험요령을 집중적으로 지도함으로써 고3입시생의 실기력을 재수, 3수생 정도의 실기력으로 상승시키죠. 그리고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게 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기지도하면서 몇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요, 일반 고등학교의 경우 보통 인문계나 이과계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보니 미대를 지원하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게 현실 이예요.” 정규수업이 끝나면 바로 실기를 해야 하는데 방과 후 수업 등으로 바로 하교 시키주지 않거나, 수능시험종료 후 바로 겨울특강 실기수업에 임해야하는데 바로 합류할 수 없어서 실기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앞으로는 미대를 준비하는 입시생들에게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여 미술에 대한 꿈을 펼쳐가는 것을 보는 게 큰 기쁨인 이선미 원장. 매해 겨울마다 그녀의 노력은 값진 열매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