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는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이 아직 충분히 있어”
-피터팬 中
피터팬은 창문을 열고 웬디와 어린 친구들의 손을 잡아 네버랜드로 날아가는 동화 속 주인공이다. 더 이상 피터팬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창문을 열고 내 손을 잡아 하늘을 날아가 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썸띵투비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최근 드라마 질투의 화신, 사랑만 할래 jtbc 예능인 헌집새집 등에서 특유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피터팬 가랜드로 유다솜 대표가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다. 국내 시장에서 디자인 상품을 팔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요즘 시대의 흐름이지만, 그렇다 해도 움츠러든 소비 형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힘든 시대 속에서 썸띵투비는 국내에서도 해외로도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성장하는 기업이었다.
일상 속의 작은 특별함
썸띵투비는 모든 이들의 일상 속에 소소한 특별함이 녹아들기를 추구한다. 한국에 살고 있는 직장인 중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밥은 거의 챙겨 먹지도 못한 채 업무를 보고 저녁 늦게 퇴근한다. 힘든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다른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우선 쓰러진다. 텔레비전을 보며 잠시 시간을 보내면 자야 할 시간이고 또 출근해야 할 시간이다. 퇴근 후 이렇게 보내는 잠깐의 TV를 보는 자신만의 시간이 1년, 2년, 3년 쌓인다면 뒤돌아봤을 때 정말 나를 위한 시간 이었을까란 의문이 들 것이다. 이 작은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유다솜 대표는 생각했다.
“제 인생에서 괜찮았다고 느끼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썸띵투비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저는 제 삶에서 부분 부분을 꾸밀 수 있는, 특별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썸띵투비의 인테리어 데코 제품들은 유 대표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디자인이었다. 특히 피터팬 가랜드는 사소한 변화지만,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4년 전 시작한 썸띵투비가 유럽의 데코라인을 모티브로 시작해 한국의 많은 고객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유 대표가 갖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확신과 의지 덕분이지 않을까.
눈높이를 맞춰라
아이와 얘기할 때, 아이의 눈높이에서 얘기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이를 존중한다는 뜻이며, 말을 경청한다는 뜻이다. 유다솜 대표는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집니다. 계속해서 더 높아지고 있어요. 머무를 수 없습니다. 함께 맞춰 올라가야 하기도 하고 먼저 좀 더 높은 시장의 눈높이로 올라가 다른 분들을 끌어줘야 할 때도 있겠죠. 그것이 바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보더라도 국내 축구를 넘어서 유럽 축구에 관심을 갖는다거나 국내 야구로 성에 안 차 미국 야구 중계를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시장은 늘 목말라 한다. 계속해서 더 좋은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은 무릎 한 번 꿇으면 되지만,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썸띵투비가 디자인 스튜디오인 이유 역시 고객과 눈높이를 맞춰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제품에 회사를 국한시키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찾아 계속해서 디자인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일, 유 대표가 계속해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일이다.
경력단절 여성과 함께
디자인 제품은 시작은 디자인이지만, 상품을 생산해야 하고 포장해야 하며 배송까지 해야 한다. 유 대표는 이 과정을 경력 단절 여성과 함께하고 싶은 뜻을 밝혔다. 많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육아로 회사를 이직하거나 퇴사한다. 그렇게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기존의 회사로 복직하기도 쉽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유 대표는 이런 분들을 많이 봐왔고 지금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여성으로 태어나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어야 하는데 하던 일을 관두게 되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유 대표는 안타까워했다.
“포장 전문 회사도 많고 아르바이트도 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디자인적인 면은 사람이 몇 없어도 작업이 되지만, 포장 배송 등 단순 업무는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필요하죠. 경력단절 여성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무리 명문대를 나왔고 좋은 직업을 나왔어도 결국 마트에서 캐셔를 한다거나, 자기 분야가 아닌 힘든 일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고 슬프다.
해외를 향한 발걸음
인테리어 데코 분야는 사실 유럽 쪽이 강세다. 북유럽 쪽은 특히 날씨 때문인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 자연스레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이 발달했을 듯 보인다. 국내에서도 북유럽식 디자인이 유행했었다. 국내 시장은 하나의 트랜드를 유지하는 기간이 짧다. 1년 주기였던 시장이 6개월, 3개월로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유 대표는 이를 잡아낼 수 있는 방법으로 유럽을 택했다. 그곳에서 가져온 색감과 패턴 등은 지속적으로 유행을 타지 않고 순위권을 유지한다고 유 대표는 주장했다. 4년 전에 유럽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은 지금도 판매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썸띵투비는 앞으로 문구나 팬시 쪽으로 잡힌 계획 역시 유럽의 제품들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예정이며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도 계속 판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2017년 계획으로는 해외 샵인샵 개념의 매장을 시작한다는 말을 전하며 유 대표는 국내에도 앞으로 샵인샵이 더 성행할 것이고 썸띵투비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거라는 말을 함께 했다.
가족의 사랑은 늘 함께
유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화실에 갈 일이 많았고 예술을 접할 일이 많았다. 할아버지부터 많은 가족분들이 화가였고 다른 예술을 하는 분도 많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지케이32 유기상 대표로 딸과 함께 각자의 사업을 한다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남부럽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며 유기상 대표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일이나 각종 전시회 정보, 도움이 되는 사업 관련 정보 등을 유다솜 대표와 서로 공유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사업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가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다솜 대표는 앞으로 썸띵투비가 가야 할 길을 자신의 소신으로 정하고 만들어 가고 있었다. 길을 걷다 보면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업이 성장할 것이고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활로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 대표는 개인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데 늘 힘쓸 것이며 최종적으로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기관을 세우는 게 최종 목적이란 말을 전했다.
한국에서 디자인은 아직 힘이 없다. 일본, 유럽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퀄리티는 좋지만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생각이지만, 유 대표는 가격에 상관없이 친환경 소재를 썼는지 어떤 디자인을 사용했는지가 먼저 떠오르게 되는 디자인 회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피터팬이 웬디의 손을 붙잡고 네버랜드로 떠난 것이 부러운 이유는 몰랐던 세계로 안내해주는 그의 존재 덕분이었다. 국내 디자인 시장 역시 손을 붙잡고 이끌어줄 누군가를 창문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다. 썸띵투비의 유다솜 대표가 네버랜드가 아닌 우리나라 디자인 시장의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길 기대해 본다.